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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수 또 복수. 영화 '두 리벤지'
    영화 후기 2024. 1. 1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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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확한 주제, 복수 또 복수
    하이틴 주제이지만 청불, 묘한 조화

    두 리벤지(2022)_제니퍼 케이틴 로빈슨

     



    교복 입은 학생들의 이야기로 하이틴 영화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듯하지만, 보다 보면 그들의 복수혈전과 그 혈전이 벌어지는 사회가 섬뜩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오묘한 복수극입니다. 

    그 오묘함은, 청소년들의 이야기이지만 막상 그 나이대가 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판정을 받은 데서 옵니다. 인물과 스토리의 미스매치가 오히려 신물 날 정도로 이어지는 ‘복수’라는 주제에 자극을 더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입시와 우정 등의 하이틴 소재를 잃지 않는 게 독특합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곳은 최상류층이 다니는 사립고등학교입니다. 아직은 덜 여문 작은 사회라고 할 수 있는데, 어른들의 현실 사회도 물론 여물었다고 볼 수 없는 노릇이지만, 이 학교의 분위기는 현실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인물들의 복수 역시 돈이나 지위 등으로 힘을 행사하는 이들에게 상처를 입은 데서 비롯됩니다.

    가장 중심에 있는 인물은 드레아(카밀라 멘데스)와 엘레노어(마야 호크)입니다. 영화는 봄, 드레아의 이야기에서 여름, 드레아와 엘레노어의 만남 이야기, 가을 학기가 시작되어 본격적으로 서로를 위한 복수, 서로를 향한 복수를 하는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그 복수의 과정은 그야말로 직진입니다. 드레아와 엘레노어의 결탁으로 행해지는 복수는 인정사정이 없고, 물리고 또 물립니다. 애초에 이들이 복수를 결심하게 된 계기부터 놀라운데, 교내 상위층 중에서도 최상위에 위치한 맥스(오스틴 에이브람스)에 의한 성 동영상 유출, 드레아에게 당한 아찔한 모멸감이 그들을 복수로 이끈 것이었습니다. 

    그 계기부터 강렬하고 과정상의 표현 또한 여과없이 솔직하기 때문에 영화의 분위기가 매우 셉니다. 여기에 드레아와 엘레노어의 관계가 이중성과 아이러니로 색다른 모습을 더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52CKafM5U4

     

    복수의 이유와 과정, 결과의 현실

    영화의 모든 부분이 복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복수에 복수가 거듭되고, 너무나 치밀하고 계획적입니다. 또한 도무지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사회’에서의 ‘사람’ 그리고 그들의 ‘모임’, ‘분위기’, 어떠한 ‘순간’들이 가져오는 역학적 모습과 개인들의 처세가 현실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또한 영화는 맥스라는 인물을 통해서 비정상적인 권력의 문제를 묘사했습니다. 여성을 존중하지 않는 한 남성이 숨기고 있던 가부장적이고 이중적인 태도에 대해 결과적으로 복수에 성공하는 가운데, 그 과정에서 그와 여론에 휘둘리는 대중의 모습까지 현실을 풍자하는 듯한 이야기를 넣어 단순히 재미를 위한 복수가 아닌, 현실에 있을 법한 모습을 반영하는 복수가 되었습니다. 

    모든 과정이 순순하지 않고, 요소들마다 복수와 관련된 가지치기로 확장되어 뻗어 나가는 이야기가 재미를 주는데, 어떻든 영화는 사필귀정의 결론을 짓습니다. 복수에 성공했지만 그 대가를 치르는 모습, 조금은 위태롭지만 하이틴 우정에 관한 모습과 입시에 대한 이야기까지 묘하게 접합되어 색다른 분위기로 서사를 완성하는 영화 ‘두 리벤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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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