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제목에 이끌리는 영화 '여수 밤바다'
    영화 후기 2024. 1. 12. 11:20
    반응형
    SMALL

    여수의 풍경을 담아 반가운 장면들
    깊이와 방향성이 아쉬운 영화

    여수 밤바다(2019)_정형석

     



    서울에서 공연 연출을 하는 지석(정형석)은 공연도 망하고 친구의 빚도 떠안게 되자 즉흥적으로 여수로 떠납니다. 

    영화는 여수를 배경으로, 지석이 얼마간 그곳에서 머물며 경험한 일들을 담았습니다. 몇몇 사람들과의 이야기, 지역을 나타내는 풍경이 담긴 장면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지석이 여수에서 새로운 분위기를 접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삶을 환기시켜 작품 ‘여수 밤바다’를 만들어 무대에 올리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영화의 목적은 바로 이 인물과 함께 그가 밟는 여수의 장소들을 경험하는 것에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본적인 이야기와 코드, 음악, 감정 흐름의 방향성이 아쉬운 탓에 영화를 보는 이마저 어쩐지 혼란스러워지는 면이 있습니다. 

     



    동명의 노래 감성과 일치하지 않더라도.

    영화는 메가히트에 꾸준히 사랑받는 가요 ‘여수 밤바다’와 제목이 같습니다. 이에 자연스럽게 그 노래의 감성을 기대하게 됩니다. 

    이 영화 역시 그 노래를 알고 있고, 지석 역시 그 영향력 하에서 여수로 향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노래의 감성은 때때로 장면에 깔리는 그와 비슷한 분위기의 음악들로 경험할 수 있을 뿐 이야기 자체가 그러한 감성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음악을 통해 감성을 유도하려고 하지만 장면이나 인물의 감정과 결이 맞지 않아 이질감이 느껴지는 면이 있습니다. 

     



    그보다도 영화가 나타내고자 하는 코드가 방향성을 잃고 혼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처음에는 인물의 좌절감이 이끄는 여행에서 희망을 발견한다는 흐름으로 여수의 배경에 빗대어 감성적으로 그리고자 했지만, 유머 코드를 넣은 해프닝이나 공감이 잘 되지 않는 인물 때문에 그 감성이 재현되지 못한 면이 있습니다.  

    ‘여수 밤바다’ 영화가 ‘여수 밤바다’ 노래의 분위기를 답습할 필요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다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 가고자 하는 방향의 통일성과 인물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가 있을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물의 깊이와 관계에 대해

    영화의 중심은 지석입니다. 이에 관객은 지석의 발걸음과 지석의 마음을 따라가게 됩니다. 

     



    그런데 지석은 현재 꽤 심각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이는데도 정작 본인의 상황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입니다. 본인의 일이 아닌 제삼자의 일인 것처럼 관조적으로 보이고, 여수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긴장감이 없는 모습입니다. 이는 카페 주인도 마찬가지인데, 이렇듯 영화 안의 인물 자체와 그 인물들 간의 관계가 너무 루즈하게 표현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에도 영화 속 여수는 여전히 좋습니다. 여수의 풍경과 그곳의 일상적인 모습들이 여행의 욕구를 자극하는 영화 ‘여수 밤바다’입니다.

    댓글

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