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요리~ 영화 '엘리제궁의 요리사'

대통령을 위한 프랑스 가정식 요리
요리의 과정과 음식과 소통과 태도의 이야기

엘리제궁의 요리사(2012)_크리스티앙 벵상

 

영화는 남극기지에서 요리사로써 마지막날을 맞은 오르탕스(카트린 프로)를 비춥니다. 온통 남자들 뿐인데 유일한 여자로 호주 저널리스트의 눈에 띈 오르탕스. 알고 보니 오르탕스는 프랑스 대통령의 식사를 담당했던 요리사였습니다. 

 

그녀는 대단한 이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으로 주목 받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음식에만 관심을 가지며 사람들에게 만족스러운 요리를 즐기게 합니다. 이에 인기도 높습니다. 

영화는 현재 남극에서의 마지막 날과 과거 엘리제궁에서의 날들을 교차로 보여줍니다. 물론 엘리제궁에서의 이야기가 주가 됩니다. 엘리제궁은 프랑스 대통령의 관저를 말합니다. 

 

 

대통령의 입맛을 사로잡은 요리사

오르탕스는 자세한 경위를 알지도 못한 채 엘리제궁에 취직됩니다. 그곳에서 직접 메뉴를 만들고 요리를 해 대통령의 식탁에 내놓는 일을 하게 되는데, 오르탕스의 레시피는 꽤 독창적이면서 소박합니다. 이는 할머니 손맛의 음식들을 좋아하는 대통령의 입맛에 꼭 맞습니다. 

오르탕스는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로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기도 하는 등 격의 없이 지내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메인 주방 사람들은 첫 대면부터 꾸준히 오르탕스를 싫어하고, 대통령 건강상의 이유로 메뉴 제약이 극심해집니다.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라는 소문도 파다합니다. 

 

일터에서 유일한 여성이었던 오르탕스는 대통령을 만족시키는 음식으로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스스로도 품위를 잃지 않았지만, 갖가지 일들을 감당하기 힘들어지며 그 자리를 내놓게 됩니다.

영화는 이렇게 오르탕스가 엘리제궁에 들어가면서부터 그 안에서 일하던 이야기, 궁에서 나오게 될 때까지의 그 과정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이를 남극기지에서의 현재를 교차하면서 오르탕스 인물의 실력은 물론 그녀의 따뜻함과 정감을 보여줍니다. 

 

 

 

요리를 보는 즐거움

아주 드라마틱한 사건이 지배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오르탕스가 인정받아 엘리제궁에 들어간 것 자체를 사건으로, 그 안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일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대통령의 식사를 책임진다는 그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는 모두 음식에 관한 것입니다. 좋은 재료를 구하는 것부터 대통령이 원하는 맛을 내기 위한 노력, 그리고 그 과정과 결과로 나오는 접시 위 음식들을 눈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여기에 오르탕스를 중심으로 하는 인물들 간의 정, 원활하거나 어긋나는 소통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대통령을 위한 요리를 하는 데 전심을 쏟았던, 품위 있게 최선을 다하며 온기까지 전했던, 한 요리사의 소박하고 따뜻한 이야기, 영화 ‘엘리제궁의 요리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