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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과 상황... 뭉클. 영화 '엄마의 공책'영화 후기 2023. 11. 22. 09:13반응형SMALL
인물들의 상황과 감정에 공감하도록 그려진 영화
감정에 호소는 물론 희망적 대안까지 제시하는 현실성
엄마의 공책(2017)_김성호
영화 속 ‘엄마’는 애란(이주실)입니다. 평생 반찬가게 주인으로 그 솜씨와 내공이 뛰어나 손님들과의 관계도 좋고 같이 일하는 윤자(김선화)와도 가족처럼 지내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인물입니다.그런 애란에게도 걱정거리가 있습니다. 장성해 가족을 이루어 살고 있는 아들 규현(이종혁)입니다.
규현은 문학비평을 하는 대학교 시간강사로, 교수가 되고자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애란은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규현이 찾아올 때마다 음식상을 내주곤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애란이 정신을 깜빡하는 강도가 높아집니다. 치매입니다. 급기야 일상생활이 힘들어지는 데 이르고, 이에 규현과 가족들은 부양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치게 됩니다.엄마의 공책에 새겨진 기억과 사랑
엄마의 ‘공책’이라니, 어쩐지 제목만으로 영화의 감성이 오롯이 전해지는 것 같아, 제목이 반칙이네,라는 생각으로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역시나 영화는 ‘공책’이 익숙한 앞선 세대 어머니를 주인공으로, 생활에서 우러난 조리법을 글씨로 눌러쓴 것에서 다시금 우러나는 사랑에 대해 전합니다.
어쨌든 애란은 상당히 진행된 정도의 치매 판정을 받은 이후 보호자가 없으면 안 될 지경이 되어 가족들은 애란을 요양원에 맡기게 되는데, 이 방법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 규현은 애란의 집으로 함께 와, 함께 지내면서 엄마의 공책을 교본삼아 직접 반찬을 만들어 보기로 합니다.
그 즈음 규현은 그동안 애란이 숨겨왔던 사연을 알게 되면서 쌓였던 오해를 풀게 됩니다. 그리고 반찬가게가 애란은 물론 가족과 손님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이해하게 되면서, 자신의 삶을 새로운 방향으로 틉니다. 음식을 만들고, 애란과 시간을 보내고, 이를 바탕으로 책을 냅니다.
영화는 이 일련의 과정을 보여주면서, 허구이지만 실제에 가깝게 느껴지는 이 내용에 감정과 감성과 현실성을 모두 담아냈습니다. 인물들의 현실적인 생각과 대화, 장면들이 웃게도 하고 울게도 하는데, 그 감정이 전해지도록 세밀하게 만들어진 장면들이 돋보입니다. 또한 애란의 가게나 집 또는 그룹홈 공간을 세월과 생활과 정감이 묻어나는 공간으로 선정해 담아낸 점이 인상적입니다.그룹홈이라는 대안 소개
한편 영화는 치매를 앓는 어르신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지내는 그룹홈 방식을 소개하면서 영화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노인 부양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합니다.
영화 안에서 그 공간은 애란에게도 규현에게도 새로운 시작이 되는 공간이 됩니다. 애란에게는 일상생활이나 감정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곳이 되고 규현에게는 출판기념회를 여는 곳이 되어, 상황이 많이 바뀐 한 가족의 또다른 삶을 응원합니다.
단순히 꾸며낸 한 가족의 드라마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어딘가 분명히 존재할 어느 가족의 모습 또는 가족과 사회의 전반적인 모습을 압축한 듯한 현실적인 드라마로 공감하게 하며 현실적인 희망까지 더한 영화 ‘엄마의 공책’입니다.https://www.youtube.com/watch?v=G9aFIBhUb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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