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창작물 주제 미스터리! 영화 '9명의 번역가'
    영화 후기 2023. 11. 23. 09:41
    반응형
    SMALL

    작품의 창작과 번역, 출판까지의 과정에서
    이야기의 소재와 구성, 밸런스가 빛나는 영화

    9명의 번역가(2020)_레지스 로인사드

     



    ‘디덜러스’라는 제목의 베스트셀러 시리즈 프랑스 소설 마지막 3권의 9개국 출판을 위해 각국의 번역가들이 모였습니다. 

    번역가들을 모이게 한 건 출판사 편집장 에릭 앙스트롬(램버트 윌슨).

     

    에릭 앙스트롬(램버트 윌슨)

     

     

    에릭은 보안을 이유로 그들을 한곳에 격리시켜 생활하게 하고, 번역하게 합니다. 에릭은 번역가들의 모든 전자기기를 압수했고, 매일 20장씩 글을 전달하는 식으로 일을 진행합니다.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덴마크, 포르투갈, 그리스, 러시아, 중국에서 온 번역가들은 에릭의 방식에 의문을 갖습니다. 첫번째는 인권을 침해하는 정도의 대우, 두번째는 글 전체를 전달하지 않는, 즉 소설 전문을 공개하지 않고 매일 조금씩 공개함으로써 글 전체의 맥락을 보지 못하고 번역해야 하는 작업방식에 대한 것입니다. 

    (영국 번역가 알렉스 굿맨 역에 배우 알렉스 로우더, 러시아 번역가 카테리나 아니시노바 역에 올가 쿠릴렌코 등이 출연합니다.)

    영화는 그러한 작업환경 속에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그런데 구성방식이 남다릅니다. 번역가들이 모인 것을 현재시점으로, 그 시점 전후의 이야기가 중간중간 전해집니다. 

     



    에릭이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미래시점의 장면, 소설 출판과 번역 등에 관한 과거시점으로부터의 장면들입니다. 이는 현재시점에서 사건이 발생하면서부터, 즉 소설의 내용 일부가 온라인으로 공개되면서부터 더욱 긴밀한 연결성을 가지고 또 극도의 긴장감을 가지고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 전해집니다. 

     



    창작물을 대하는 태도 관련 깊이 있는 이야기
    구성으로 흥미를 돋우는, 추리물 아닌 미스터리

     

    초반부는 마치 소설 내용을 유출한 범인을 찾아내는 추리물인 듯 진행되지만, 영화는 추리의 여지를 그다지 많이 주지 않고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를 펼치며, 앞서 드러난 표면의 이야기 너머 더욱 근본이 되는 사연들을 전합니다. 

    먼저 에릭이라는 인물과 번역가들의 대치를 통해서, 창작물을 아끼고 그 속의 인물에 동화되기까지하는 등 일에 대한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번역가들의 태도와, 작품을 ‘치약’ 팔 듯 대하며 작가를 만나게 해달라는 번역가의 요구를 묵살하는 출판사의 모습을 보여준 후, 이를 기반으로 숨겨진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그 숨겨진 이야기가 바로 미스터리에 해당하고 추리의 이유에 해당되는데, 영화는 단순한 추리 그 이상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이 영화의 주제 즉 창작물의 가치를 지키는 것에 대해 더욱 부각시킵니다. 이에 결과적으로 영화는 작가 개인의 사연에 관한 복수극이자 작품을 아끼는 이들의 승리의 드라마로 매듭지어지게 되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5TwEvDm_yU

     

     

    이러한 이야기를 펼쳐내는 과정에서 구성이나 편집을 이용한 이야기 배분이 흥미를 돋우고, 여기에 각 인물들의 생각과 행동이 잘 드러나면서 주제를 더욱 빛나게 한 영화 ‘9명의 번역가’입니다. 

    댓글

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