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호러, 가족영화 '위 해브 어 고스트' '우리 집에 유령이 산다'

표현과 내용이 흥미롭고 묵직한 영화
16세 소년 중심 가족 사연과 유령의 사연

위 해브 어 고스트(2023)_크리스토퍼 랜던

 

‘위 해브 어 고스트’ 또는 ‘우리 집에 유령이 산다’라는 제목으로 공개된 이 영화는, 제목에서 보이듯이 등골이 오싹해지고 스펙터클한 장면들이 클라이맥스를 이루는 영화가 아닐까 예상해보게 되지만, 그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입니다. 

 

소년 케빈(자히 디알로 윈스턴)의 가족이 새 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장면들을 통해 알려지는 정보는, 새 집이 난장판으로 어질러져 있어 을씨년스럽고, 이들의 이사는 케빈의 아빠 프랭크(안소니 마키)때문에 하게 된 것이며, 케빈은 이 상황과 프랭크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도입부를 통해 이러한 배경 상황이 전해지고 나면, 언제 어떤 모습으로 유령이 나타날 것인지가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영화는 그 타이밍에 맞춰, 늦지 않게 유령을 소개합니다.

유령 비주얼은 사람과 꼭 같습니다. 어니스트(데이비드 하버)라는 이름을 가진, 볼링 그림이 그려져 있는 옷을 입은 남성입니다. 몸 전체가 홀로그램과 같은 형태의 투명한 재질로, 온전한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무서운 이미지가 아니라, 무섭게 보이기 위해 어설픈 행동을 하며 케빈을 웃게 만든 첫인상으로, 영화는 본격적으로 어니스트와 케빈 가족의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다소 정적인 흐름 속 숨은 이야기
드라마가 살아있는 청소년•가족 영화

 

 

 

영화는 유령과 관련된 비주얼과 특수효과적 표현으로 흥미를 돋우며, 자신에 대해서 기억하지 못하는 유령 어니스트의 과거를 찾아가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여기에 케빈 본인의 드라마와 케빈과 가족 간의 드라마가 더해져 있고, 외부적으로 유령을 잡으려는 당국의 위협이 합세하면서 영화 전체의 드라마를 완성시킵니다. 

반투명 존재이거나 투명의 존재이거나, 때때로 만져지는 존재인 어니스트 캐릭터에게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영화가 다소간 진행되어도 추측하기 힘들 정도로 잘 숨겨져 있습니다.

 

 

 

이렇듯 영화는 줄거리상 주요 흥미 유발 캐릭터인 유령에게 공포나 유머와 같은 예상 가능한 코드에 집중하지 않고, 그보다 더 묵직하면서도 스릴러적 요소까지 있는 드라마를 유령에게 부여하면서, 유령과 사람 간의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보다 깊이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낸 모습입니다. 

유령을 잡으려는 장면에서는 마치 ‘고스트 버스터즈’를 떠올리게 하면서 익숙함을 주기도 하는데, 그보다 영화가 더욱 중요하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건, 열 여섯 살 소년의 감정과 성장입니다. 케빈이 프랭크와의 감정적 불편함을 해소하게 되는 소통의 과정, 또래 여자 친구와 친해지는 소통의 과정 등이 ‘어니스트’ 등장 이후 함께하는 모든 과정 안에서 자연스럽게 표현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naeJgoXw48

드라마가 살아있는, 유령 출현 청소년 가족영화 ‘위 해브 어 고스트’(우리 집에 유령이 산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