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미묘를 알아채는 묘미. 영화 '더 브릿지'
    영화 후기 2023. 10. 5. 14:00
    반응형
    SMALL

    나른함을 넘어 뭔가, 느른~한 영화입니다ㅎ

     

    제니퍼 로렌스 나와서 선택한 영화.

    인물의 표정으로 감정을 알아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였습니다.

     

    깊은 상처를 슬쩍 덮어 평온한 가운데 떠오른 오랜 감정이랄까.



    큰 상처를 가진 두 인물의 만남

    아주 서서히 꺼내는 인물의 이야기, 감정

     

    더 브릿지(2022)_라일라 노이게바우어

     

     

    영화는 먼저 린지(제니퍼 로렌스)의 몸 상태와 재활 과정을 조명합니다. 왜 다치게 된 건지에 대한 아무런 설명 없이, 의지대로 움직이지 못하기에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며 노력하면서 차근차근 일상을 찾아가는 린지의 모습을 비춥니다. 

     

    린지(제니퍼 로렌스)

     

    영화는 아주 느긋하게 흘러갑니다. 마치 린지의 신체적 상황을 영화의 템포와 분위기가 고스란히 반영하는 듯이, 천천히 진행됩니다. 보통의 호흡이기보다 심호흡이나 한숨에 가까운 느린 호흡으로 영화는 이어집니다.

     

    영화가 진행되는 호흡이 차분하다고 해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상황이 평화로운 건 아닙니다. 언뜻 보기에 평화로워 보이지만, 린지는 사실 꽤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가진 인물입니다. 

     

    영화는 이를 드러내기까지 기꺼이 시간을 할애합니다. 린지 본인도 잘 모를 만큼 아주 깊이 묻혀 있는 감정을 매우 완곡하게 드러내는 것이 이 영화의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린지의 몇 가지 상황과 심리, 감정

     

    일단 영화는 린지의 표면적 상황부터 다룹니다. 군 파병 후 폭파 사건을 겪고는 집으로 돌아왔고, 트라우마 때문에 지속적으로 진료를 받고 있다는 것이 린지의 첫번째 상황입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제임스(브라이언 타이리 헨리)와 친구가 되어 소통을 하기 시작합니다. 

     

    제임스(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린지

     

    린지에게 주어진 두번째 상황은 좀더 깊이, 내면과 연결된 상황입니다. 가족 문제인데, 엄마와 오빠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특정한 사건 때문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가족간에 내밀하게 형성된 감정과 그 관계에 대한 문제입니다. 이는 린지가 집을 자꾸만 떠나려고 하는 심리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세번째 상황은 제임스와 연결되는 상황입니다. 린지는 제임스와 소통하면서 비로소 자신도 몰랐던 자신에 대해서 깨닫게 되는 상황을 맞이합니다. 이는 제임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제임스도 신체적인 불편은 물론 깊은 죄책감을 안고 있는 인물인데, 린지와 소통하면서 상처와 대면하는 모습입니다. 

     

     

    영화는 이러한 모습을 아주 천천히 보여주고, 인물들의 감정 또한 아주 조심스럽게 건드립니다. 영화는 린지의 현재, 제임스의 현재, 린지와 제임스가 만들어가는 관계를 보여줄 뿐입니다. 그들의 외양과 대화를 통해, 그들의 감정을 알아채고 그 깊은 감정을 이해해가는 묘미가 있는 영화입니다. 

     

    미묘함을 서서히 알아가는 과정

     

    영화에는 힘이 많이 빠져 있습니다. 기운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나른한 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분위기 자체가 상처 깊은 인물들의 상황과 감정을 설명하고 있어, 어쩐지 현장감이 더욱 느껴집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9ltAwRhRMA 

     

    린지와 제임스의 심리도 미묘하지만 영화가 이를 표현하는 것조차 직접적이지 않아서 이들을 쉽게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이에, 이 영화는 이들의 표정과 템포, 대화에서 포착할 수 있는 한 많은 것들을 포착해 감정으로 받아들이며 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여기서 ‘이들’이란,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을 말합니다. 린지의 엄마와 오빠 각각의 캐릭터 그리고 그들간의 관계를 통해 오랜 감정의 깊이를 알아챌 수 있습니다.

     

    인물에 깊이 박힌 감정의 사연을 서서히 알아가는 이야기, 영화 ‘더 브릿지’입니다.   

     

    (끝)

    댓글

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