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풍자, 해학. 영화 '잭프루트 실종 사건'

경찰 수사 드라마, 코미디
인도의 현실과 편견을 꼬집으며 웃음을.

잭프루트 실종 사건(2023)_야쇼와르단 미쉬라

 

영화는 한 정치인의 정원수에 달려있던 거대한 ‘잭프루트’ 과일 두 개가 사라져 그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제목 그대로 과일이 실종된 사건을 다루면서도, 정치인이 의뢰했다는 이유만으로 경찰이 투입된 이 사소한 사건을 풍자하는 드라마로 진행됩니다. 

여자 경찰 마히마(산야 말호트라)가 주요 인물로 등장해 잭프루트 사건을 맡습니다. 특히 영화는 마히마가 경찰이라는 것 그리고 여성이라는 것을 통해 현실을 풍자하는 장면들을 만들어냅니다. 

 

마히마(산야 말호트라)

 

무엇보다 정치인이라는 권력자에게 휘둘려 하찮은 사건을 수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가장 중요하게 풍자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카스트 계급에 관한 편견을 건드리기도 하면서 인도 사회의 잘못된 시각을 드러냅니다. 

그러한 노력에도 영화에는 기본적으로 비대칭적인 힘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편견을 벗겨내는 중심 인물인 마히마조차 경찰이라는 지위로 수사 과정에서 사람을 누르는 장면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담겨 있다는 것입니다. 

영화가 현실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그곳 사회 일반에 팽배한 분위기가 담겨 있는 것 같아, 통쾌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한 영화입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을지 모를 편견과 현실을 꼬집고 있다는 데 일단 의미가 있고, 이를 코미디로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어서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곳의 현실적 분위기를 감안하고 어쨌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코미디 영화인 건 분명합니다.  

흥미로운 소재, 확대되는 이야기
빠지지 않은, 의미 있는 노래 가사

 

https://www.youtube.com/watch?v=Wkqp8bs3Bro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소재가 신선했기 때문입니다. 과일이 없어졌다는 것에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지 그리고 인도 경찰 수사 코미디물은 어떨지 궁금증이 일었기 때문인데, 영화는 그 호기심을 모두 재미로 채워주었습니다.

풍자적 표현들도 매콤하기보다는 유쾌합니다. 또 잭프루트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권선징악에 가깝게 풀려나간다는 점, 이야기들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면서 갈수록 확대된다는 점이 흥미를 돋우기도 합니다. 

음악도 빠지지 않습니다. 배우들이 직접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게 아니라 배경음악으로써 가사를 중시한 음악이 중반부에 삽입되었는데, 하라면 해야 하는 경찰 조직을 풍자하는 가사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입니다. 

풍자와 해학이 살아 있는 유쾌한 인도 영화 ‘잭프루트 실종 사건’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