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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잔하니 좋았던 음식영화 '맛있는 영화'
    영화 후기 2022. 11. 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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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 '배달의민족'이 만든 영화라고 나와서

    흠. 홍보영화이려나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음식과 연결한 소소하고 괜찮은 영화였다. 


    특정한 음식이 건네는 특정한 위로
    우리네 일상을 담은 세 개의 단편 모음

    맛있는 영화(2021)_김정인 외

     


    영화는 61분의 상영시간으로, 그 안에 일상적인 이야기가 세 편 들어 있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마주했을 듯한 상황 혹은 한번쯤 느껴보았을 감정이 담긴 이야기들입니다. 각 이야기 안에는 음식이 하나씩 등장하는데, 그 음식들이 인물들에게 위로가 됩니다. 

    우리는 늘 음식을 먹고 살지만, 때로는 어떠한 음식 하나가 커다란 이벤트나 감동으로 다가오곤 합니다. 바로 이 영화가 그 포인트를 표현했습니다. 각 인물들의 사연과 음식을 연결 지으면서 공감과 위로를 건네는 것입니다. 

    무력하거나 허무하거나 부끄럽거나,
    쌀국수이거나 떡볶이이거나 라면이거나.

     

    첫번째 이야기는 ‘나이트 크루징’입니다. 어느 날 밤, 마지막 회식을 마친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여자는 재계약에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돌아가는 길에, 쌀국수 트럭을 만납니다. 그때 먹은 쌀국수가 너무나 맛있었고,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 기억은, 그때의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희망이 됩니다. 그래서 다른 날 밤, 우연히 만난 친구와 꼭 그 쌀국수를 찾아 먹기 위해 온 밤을 배회합니다. 

    그렇게 여자는 음식 덕분에, 그 음식과 함께한 친구 덕분에, 새로운 의욕을 찾게 됩니다. 

     

     

    두번째 이야기는 ‘맛있는 엔딩’입니다. 친구와 연인이 되어 모든 것을 함께 했던 여자의 이별 이야기입니다. 

     

     

    여자는 지방에서 서울로 와 미대 입시를 준비하고, 그 학원에서 홀로 합격했습니다. 기쁨과 외로움 등의 복합적 감정은 고향 친구와 유일하게 나누면서 애틋한 관계가 되었고, 시간이 흘러 이들은 모든 걸 함께하는 연인이 되었지만, 이내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여자는 모든 걸 정리하는 마지막 순간에, 떡볶이를 만듭니다. 그리고 그 떡볶이를, 연인이 먹을 수 있도록 탁자에 놓습니다. 모든 감정의 해소와 위로가, 떡볶이 한 그릇에 담긴 것입니다. 

     

     

    세번째 이야기는 ‘좋은 날’입니다. 다 큰 자녀를 둔 여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여자들이 모여 밥을 먹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 안에 자녀 이야기가 빠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쩐지 자녀에 대해 자랑할 것이 없어 거짓말까지 하게 되는 한 여자. 그게 들통나자 부끄러움에 대놓고 줄행랑을 칩니다. 

    하지만 그 끝은 한강의 라면입니다. 솔직한 소통과 위로가, 일회용기 라면 한 그릇에 담깁니다. 

     

    이렇듯 너무나 소소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역시나 일상적인 음식과 연결됩니다. 음식들은 짧지만 맛깔 나게 표현되어, 보는 이의 입맛을 자극합니다. 그것이 이 영화의 의도일 것입니다.


    공감과 감동, 여기에 미각이 어우러지는 영화, ‘맛있는 영화’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NrzCA9Ch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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