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통렬하다, 복수. 영화 '프라미싱 영 우먼'
    영화 후기 2022. 9. 11. 12:00
    반응형
    SMALL

    배우 캐리 멀리건. 

    어느 영화에서든 임팩트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딥임팩트(!)가 있었다.


    친구를 위한, 피해자 모두를 위한 복수
    성범죄를 둘러싼 당사자의 상황, 제삼자의 시선

    프라미싱 영 우먼(2020)_에머랄드 펜넬

     


    영화는 성범죄가 일어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 하지만 어쩌면 그리 특수하지 않은 일상의 현장을 보여주며 시작됩니다. 

     

    캐시(캐리 멀리건)


    카산드라 토마스, 캐시 역에 배우 캐리 멀리건입니다. 서른 살, 원래 의대에 다녔지만 자퇴하고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카페에서 일을 합니다.

     

     

    그리고 밤이 되면 클럽에 가 자신의 계획을 실행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 계획이란, 친구 니나를 위한 복수를 하는 것입니다. 캐시는 의대 다니던 시절 절친한 사이였던 니나가 당시 남학생들에게 집단 성범죄를 당한 후 세상을 떠나, 그 충격과 죄책감으로 학교를 그만둔 것이었습니다. 

     

    이에 캐시는 클럽에서 술에 취한 자신에게 접근하는 남성을 상대로 니나를 위한 복수를 일상적으로 실행해 나가면서, 대학 동기를 다시 만나게 된 계기를 통해 당시에 그냥 무마되었던 니나의 사건을 다시금 확실히 바로잡기 시작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MocXBpUMXA

     

    충격적이지만 너무도 현실적인 사건의 조명
    상투적이지 않은, 통렬한 복수의 과정과 결과


    영화는 성과 관련된 희롱, 추행, 폭행 등의 상황들을 단편적으로 혹은 파편적으로 혹은 자극적으로 담지 않고도, 그러한 상황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습니다. 

     


    인물 캐시가 워낙 강렬하고 다채롭게 연기를 해주기 때문에, 웬만한 장면들 그러니까 성적으로 불쾌감을 일으킬 수 있는 장면들이 캐시로 인해 도리어 통쾌감을 줍니다. 또한 한때 우리나라를 들썩였던 사건과 그 주체가 매우 유사해서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영화는 스토리의 핵심이 되는 장면을 부러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장면으로 인해 발생되는 모든 일들을 캐시를 통해 자연스레 알게 합니다.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으면서도, 보여지는 상황들 속에서 니나의 사건을 유추하게 하는 것입니다. 

    영화는 점차적으로 캐시가 복수하는 이유를 선명하게 알려주는데, 복수의 대상이 생각보다 넓습니다. 클럽에서 만났던 다수의 남성은 물론이고, 사건과 직접적으로 관계되어 있는 사람만 해도 상당합니다. 

     

     

    당시 니나의 상황을 방관하거나 외면하거나 사건의 심각성을 축소하는 사람들이 그 대상입니다. 여기에는 대학 동기들, 교수, 당시 사건을 맡았던 법관까지 포함됩니다. 이들의 사정이나 생각도 다양합니다. 피해자에게도 잘못이 있었다거나, 당시는 어렸기 때문이거나, 확실히 검증할 수가 없었다거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었다거나. 캐시는 이들의 잘못을 차례차례 일러주고, 더욱 큰 그림의 복수로 향합니다. 

     


    마지막 복수의 큰 그림이 완성되는 장면들 역시 매우 충격적입니다. 캐시는 복수를 위해서 자신을 기꺼이 내던진 것인데, 이러한 복수의 방법이 영화 안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니나의 사건이 그만한 복수의 가치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영화 속 캐시의 일상 안에서 일어나는 불특정다수의 희롱과도 맞물려, 일상 성범죄에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댓글

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