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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남자들의 해방구. 영화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
    영화 후기 2022. 7. 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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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십대 후반부터 육십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한 남성들.

    나는 '중년'이라는 단어를 꽤 싫어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뭉뚱그려 표현하게 되는

    그 중년의 남성들이,

    답답하고 정체된 일상에서 약간의  변화를 맞이하는

    포인트, 그 스펙트럼을 담은 영화.


    잘 맞지 않는 것들의 조화
    삶이 힘든 시기, 수중발레를 만난 남성들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2018)_질 를르슈

     


    동그라미는 네모 안에 들어갈 수 없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라고 말하는 짧은 영상으로, 영화는 시작합니다. 그리고 몸도 마음도 아파 에너지 없는 채로 일상을 견디고 있는 베르트랑(마티유 아말릭)을 비춥니다. 

     

    베르트랑(마티유 아말릭)


    베르트랑은 새 직장 면접을 보지만 결과는 좋지 않고, 아이들에게나 친척에게나 고운 말 한 마디 못 듣는 중년 남성입니다. 그런 그는 수영장에 가곤 하는데, 그때 남성 수중발레 팀원 모집 공고를 보고는 팀에 합류합니다. 

     

     

    삶의 소통 창구이자 동력이 되는 모임

    베르트랑이 들어간 팀은 전문적이기보다는 취미 혹은 친목의 목적을 가집니다. 그들은 여성 코치 델핀(비르지니 에피라)의 영혼 없는 코칭을 받으며 훈련을 한 후에, 옷도 입지 않은 채로 함께 남아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이들은 나름대로의 규칙이 있는데, 누군가가 이야기할 때 한심하는 반응은 하지 말고, 잘 들어주는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ptnOX9R44

     

    팀원들 모두가 각자의 일상이 있고, 문제가 있습니다. 로랑(기욤 까네)은 늘 예민한 상태로 불편한 상황들을 만들고, 마퀴스(브누와 뽀엘부르드)는 수영장을 파는 사업을 하는데, 일이 잘 안 되어 파산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시몽(장 위그 앙글라드)은 클럽에서 밴드 음악을 하지만 사람들에게 인정 받지는 못하는 상황. 

    영화는 이들을 주축으로, 개개인의 드라마를 보여줍니다. 이후, 티에리(필리프 카터린느)가 남성 수중발레 세계선수권 대회가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이들은 ‘프랑스’ 팀으로 출전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마침 마음이 힘들어진 델핀 대신에, 코치 아만다(레일라 벡티)가 팀에 강도 높은 훈련을 시키게 됩니다. 또한 로랑이 존(펠릭스 모아티)을 데려와 팀에 합류시키고, 시몽이 만든 음악과 조명으로 퍼포먼스를 무사히 마친 후, 이들 모두 개인적으로 조금 새로워진 일상을 맞이합니다. 

     

    훈련
    훈련

     

    인물들에게 수중발레는 삶을 획기적으로 바꾼 것은 아닐지라도, 동그라미와 네모가 어우러지도록 한 작은 변화였습니다. 동그라미와 네모는 사람과 사람이면서, 한 사람과 그 사람을 둘러싼 가정 또는 사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해가 뜬다
    베르트랑, 로랑(기욤 까네), 마퀴스(브누와 뽀엘부르드)


    흔치 않은 소재, 중년 남성 수중발레

    배우들은 촬영 전 프랑스 올림픽 대표팀 전 감독 줄리 파브르와 7개월 동안 훈련했습니다. 그들의 퍼포먼스는 처음엔 매우 부족해 보이지만, 대회에서 온전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주 화려해 보이지는 않지만 합심해서 만들어낸 깔끔한 결과물, 결코 쉽지 않아 보이는 경기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들의 드라마를 완성합니다. 

     

    '수중'의 모습. 와우!

     

    소재 자체가 흥미롭고, 그 흥미로움 때문에 일상을 되찾게 된 영화 속 인물들의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자신도 ‘이렇게’ 살 줄 몰랐던 ‘지금’을 살아내는 방법, 좀 더 나은 일상을 살게 한 조금 새로운 일상에 대해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드라마에 코미디가 적절하게 섞인, 삶의 중반을 지나가고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 영화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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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