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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랜드'. 차분하게 보기 좋아
    영화 후기 2022. 6. 2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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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과 사람.

    자연을 통해, 사람을 통해, 살아갈 힘을 얻는 사람 

     

    랜드(2020)_로빈 라이트

     

     

    영화는 남편과 아이를 잃은 여성 이디(로빈 라이트)의 아픔과 그 치유의 과정을 담았습니다.

     

    슬픔에 빠진 이디는 사람이 싫고, 삶이 싫습니다. 그래서 깊은 자연 속으로 홀로 들어갑니다. 그런 곳에서 살아본 적도 없고, 누군가 도와준다고 해도 거부하는 이디. 

     

    영화는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그 안에 스스로를 놓아둔 이디를 비춥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Ow20FDNnHA 

     

    야생의 자연, 삶의 의지를 잃은 사람

     

    이디가 어떻게 남편과 아이를 잃게 되었는지 그 고통스러운 사연은 드러내지 않은 채 영화는 이디의 아픔에 주목합니다. 이디가 산속으로 들어가서 홀로 살아가는 하루하루를, 야생의 자연과 함께 담았습니다. 

     

    눈으로 뒤덮인 겨울날, 이디는 결국 버티지 못하고 쓰러집니다. 그때 다행히 미겔(데미안 비쉬어)과 알라와(사라 던 플레지)가 이디를 발견합니다. 미겔은 이디에게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만 가르쳐주겠다고 도움의 손길을 내밉니다. 이디는 세상의 이야기를 자신에게 하지 말아 달라는 조건을 내세우며 그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이디가 유일하게 소통하는 사람 미겔. 소통이라고 해도 처음에는 먹을 것을 얻기 위한 사냥을 배우는 것에 불과했지만, 두 사람은 점차 가까워집니다. 그럼에도 이디는 자신의 아픔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미겔 역시 자신에 대한 최소한의 이야기만 하면서 정을 나눕니다. 

    영화는 이디와 미겔, 자연의 모습만으로 채웁니다. 눈 쌓인 혹독한 겨울이 담겨 있는가 하면, 잎이 노랗게 물들어 아름다운 따뜻한 나날들도 담겨 있어, 천천히 흘러가는 미겔의 삶을 자연과 함께 감상할 수 있습니다. 

     

    사람, 사람으로 치유되다

     

    이디의 고통과 아픔은 가까운 사람 에마(킴 디킨스)의 위로로도 나아지지 못했습니다. 그저 ‘스스로 해치지 말라’는 말만 마음에 조금 새겼을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자신을 고립시킨 이디는 자연 속에서 그간의 기억들과 공존하며 상실감을 떨치지 못하지만, 미겔을 만나면서부터 차츰 나아집니다. 하지만 미겔이 자신의 개를 맡기고는 긴 시간 찾아오지 않자 스스로 미겔을 찾아 길을 나섭니다. 

     

    그 자체로 이디가 치유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미겔을 만나 그의 병상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며 남편과 아이를 잃은 사건에 대해 언급할 수 있게 된 다음에, 그제야 이디는 에마에게 전화를 할 수 있게 됩니다.  

     

    홀로, 자연 속에서, 살아갈 용기를 찾게 되는 이디의 이야기, 영화랜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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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