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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 이야기] 여백의 미? 4분 33초/분당 180비트
    음악 이야기 2020. 5. 19.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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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에게 최고의 음악은 사실,

    침묵입니다. 

     

    조용한 게 참 좋습니다. 

    아니, 고요한 게 참 좋습니다. 

    그런데 한시도 고요할 때가 없습니다. 

    잠시도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가 없으니까요. 

    제아무리 고요한 상태라고 해도 

    어디선가 무슨 소리는 꼭 나곤 하는 게 참 재미있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눈을 감으면 앞이 보이지 않지만

    귀를 막는다 해도 소리는 들리곤 하잖아요. 


     

    존 케이지는 '4분 33초'라는 곡을 작곡했습니다. 

    작곡...

    맞습니다 

    작곡이라는 단어가 어울릴가 싶기도 하지만 

    작곡은 작곡입니다. 

    피아노 음악입니다. 

    음악...

    맞습니다. 

    말했듯이 최고의 음악은 침묵이니까...요...

     

    존 케이지의 '4분 33초'를 들을 동안 우리는

    단 하나의 피아노 건반음도 들을 수 없습니다. 

    대신에 아무 것도 연주하지 않는 그 시간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연주할 수 있는 피아노 곡이겠지요. ㅎㅎ

     

    www.youtube.com/watch?v=JTEFKFiXSx4

     

    1952년 뉴욕에서 초연되었습니다. 

    초연을 올린 피아니스트는 

    피아노 뚜껑을 여는 것으로 시작해 뚜껑을 닫는 것으로 연주를 마쳤습니다. 

     

    당시 관객이었다면, 대체 무슨 오만 가지 생각을 했었을까요? 

    ...

     

    여백의 미. 

    빈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을 주는 곡입니다. 

    존 케이지 '4분 33초'

    피아노 음정은 단 하나도 들을 수 없지만 그 외의 소리들은 모두 들을 수 있습니다. 

    살아있기 때문에 움직이는 모든 것들의 작은 소리들...

    그 소리들이 4분 33초를 채우는 것입니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이 '4분 33초'가 무려 3악장 구성이라는 사실.ㅋㅋ

    악보도 있습니다. 

    '조용히'라는 글만 쓰여 있고 음표는 하나도 없습니다. 

    존 케이지는 방음시설된 방에 들어갔는데 거기서도 미세하게 소리가 들리는 것을 느끼고는 '완벽한 무음은 없다'며 이 음악을 작곡했다고 합니다. 

     

    그림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그림이 있다고 합니다. 

    로버트 라우센버그(1925-2008)는 존 케이지와 친구인데, 

    이 친구가 전시회에 빈 캔버스를 전시한 적이 있었다고 하네요. 

    이의 영향도 분명 없지는 않았겠네요. 


    반면에 이 여백의 미를 허용하지 않는 곡이 있습니다. 

    외르크 비트만의 현악육중주 '1분에 180비트'입니다. 

    1분 동안 180번의 박자로 쪼개지는 아주 현란한 곡입니다. 

    심장 박동수가 1분에 60-80회 정도라고 하는데,

    이의 두세 배의 빠르기로 연주해야 하는 것입니다. 

    현악기 여섯 대가 호흡을 맞추어야 하니 여백이라고는 느낄 틈이 없는 곡입니다. 

     

    www.youtube.com/watch?v=wcd--rrTsc8

     

    4분 33초의 여백

    1분에 180비트의 노 여백. 

     

    어떤 음악이 좋으세요?

     

    존 케이지(1912-1992). 미국

    쇤베르크에게 작곡을 배웠다고 합니다. 

    시애틀에서 교직생활을 하며 온리 타악기 앙상블 조직한 이력이 있습니다. 

    독자적인 노선을 걸은 음악가입니다. 

    우연성 그리고 불확실성.

     

    외르크 비트만은 가끔 한국에 옵니다. 

    클라리넷 연주자 겸 작곡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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