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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 하이든 하루야채? 아니 하루음악3. 저녁음악 이야기 2020. 5. 10. 21:52반응형SMALL
하이든의 하루 음악 시리즈 세 번째이자 마지막은 교향곡 8번 ‘저녁’입니다.
교향곡 6번 ‘아침’과 7번 ‘점심’을 지나 8번 ‘저녁’으로 삼부작이 마무리됩니다.
선선한 기운이 스며있는 곡입니다.
사장조의 즐거운 기운이 저녁이 왔음을 알려줍니다.
또한 밤의 폭풍까지도 표현하고 있습니다.
교향곡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하이든의 초기 교향곡 작품입니다.
궁정음악가로 막 취임하고서 착수한 작업의 결과물로,
우리에게 주어지는 하루의 시간들을 음악으로 표현했습니다.
1악장은 Allegro molto 알레그로 몰토입니다.
후련함이 느껴집니다. 시원스럽고 말끔합니다.
경쾌한 발걸음이 연상되기도 하지요. 현과 관이 발랄하게 어우러집니다.
오늘 하루, 어떠셨나요? 질문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2악장은 Andante 안단테입니다.
노래하듯 고운 선율로 운을 뗍니다.
긴 호흡을 가진 꾀꼬리가 가락을 뽑아내는 것 같습니다.
멜로디가 살아있습니다. 현의 목소리가 이를 유려하게 표현해줍니다.
바순의 목소리 또한 안정감 있습니다. 아름다운 음악이 여유 있게 흐릅니다.
잔잔하고 고요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3악장은 Minuet 미뉴에트입니다.
은근하게 통통 튑니다. 짧고 가볍게 흘러가는 음악은 산뜻함을 줍니다.
하루를 열심히 살면서 쌓인 생각의 부스러기들과 고민의 흔적들을 녹이는 듯,
머릿속을 단순하게 정리해주는 미뉴에트입니다.
4악장은 La tempesta, Presto 라 템페스타, 프레스토입니다.
마지막 악장입니다.
하이든의 하루 음악 시리즈 교향곡 6번, 7번, 8번을 통틀어 유일하게 제목이 달려있기도 합니다.
‘폭풍’이라는 제목의 4악장입니다.
사나운 광풍이라기보다는 시원한 바람을 한가득 머금은 폭풍과 같습니다.
저녁나절에 불어오는 강한 바람과, 바람이 몰고 오는 빗줄기가 마음까지 씻어주는 듯합니다.
하루의 아침을 보내고 점심이 지나가면서 저녁을 맞이하는 기분이 어떠신가요.
어떤 날은 일이 꼬일 대로 꼬이고 기분이 상할 대로 상하는 날이 있는가 하면,
어떤 날은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풀리고 기분 좋은 일이 한꺼번에 몰려오기도 하지요.
늘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 싶기도 하고,
빨리 오늘이 지나갔으면 좋겠다 싶기도 한 날들이 바로 ‘하루’인 것입니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변함없이 흘러가는 게 ‘시간’입니다.
붙잡을 수도 없고, 빨리 가라고 떠밀 수도 없습니다.
그렇게 한결같이 흘러가는 하루하루를 풍요롭게 보내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상황과 기분에 맞는 음악을 들어보는 것입니다.
하이든의 교향곡 6번과 7번, 8번은
일상적인 아침과 점심, 저녁을 조금 더 특별하고 풍요롭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순하고 단순하게,
하루를 따스하고도 시원하게 시작하고 마무리할 수 있는 음악, 하이든의 하루 음악 시리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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