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유리멤버~ 따스해지는 애니메이션 영화 ‘로봇 드림’

로봇 친구와의 정을 그리다
내면의 외로움과 그리움 그리고 상상

로봇 드림(2024)_파블로 베르헤르

각기 다른 종류의 동물들이 살아가는 도시. 개 한 마리가 문득 외로움을 느낍니다. 그리고 티비를 보다가, 광고에 현혹되어 물건을 주문합니다. 그 물건은 바로, 조립 로봇. 개는 손수 로봇을 조립하고, 그와 친구가 됩니다.

단순한 로봇이 아닌, 생명과 감정이 있는 것 같은 로봇입니다. 개는 로봇과 단짝 친구가 되어, 기분 좋은 나날들을 보냅니다. 일상적인 것들이 서툰 로봇 기계와 함께하면서 서로 적응해 가는 모습으로, 개는 전과 달리 ‘함께하는’ 일상을 삽니다.

애니메이션 영화로, 그림도 음악도 참 재미있습니다. 그림의 경우, 다양한 동물 종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곧은 스케치의 펜 그림을 보는 듯하고, 다양한 색채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유광 코팅의 그림책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캐릭터도, 풍경도, 다양하게 담겨서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음악의 경우, 이 영화에는 간단한 의성어 외에 다른 대사가 전혀 없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분위기와 감정을 표현하는 데 배경음악이 큰 몫을 하고 있는데, 그림과 내용의 흐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아주 적당하고 은은하게 제 몫을 합니다. 기본적으로 가볍고 단순한 느낌으로 ‘배경’에 충실한 음악입니다.

기억하니, 우리의 좋았던 그때
내용과 상상 표현이 빛나는 애니메이션

특히 음악은, Earth, Wind & Fire의 노래 ‘September’를 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밝고 가벼운 느낌으로 군데군데 사용하는데, ‘Do you remember’라는 가사로 시작해 추억과 기억을 이야기하는 이 노래와, 이 영화의 내용이 ‘결과적으로’ 일치합니다.

개와 로봇의 만남, 좋았던 때, 그리고 떨어져 지내게 된 때, 만나고 싶지만 만날 수 없게 된 때를 시간의 흐름대로 그리면서, 결국 영화는 이들이 함께했던 한때를 Earth, Wind & Fire의 노래 ‘September’로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이 아주 유려하게 표현되어 있고, 또한 애틋합니다. 감성을 터치하는 섬세함이 있습니다.

한편 영화는 ‘상상’ 표현을 창의적인 그림으로 그렸습니다. 로봇도 개도, 서로를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상상을 하는 것이 또 하나의 장면 스토리로 여러 차례 표현되는데, 이때 그 상상도 그렇고 표현력도 그렇고, 모두 기발하기도 하고 감성적이기도 해서 놀랍습니다. 영화가 이 캐릭터와 스토리, 감정과 감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애정을 쏟았다는 게 느껴집니다.

외로움이 그리움으로, 그것이 추억과 사랑으로 아름답게 변화하는 모습을 그린 애니메이션입니다. 미소가 지어지고 훈훈해지면서, 애틋함이 잔잔하고도 깊이 있게 전해집니다.

https://youtu.be/EH8EeElGleA?si=YS-1XQcUvD0srVM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