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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을 리메이크한 리메이크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프랑스에서도‘영화 후기 2025. 4. 14. 13:26반응형SMALL
초반부 좀비 드라마의 실험성
갈수록 또렷해지는 정체성과 차별성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프랑스에서도(2023)_미셀 하자나비시우스
영화는 일본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프랑스 버전으로, 해당 원작 영화를 그대로 가져오되 ‘제작’ 측면에서 일본과 프랑스 간 소통이 영화 ‘내’에서 드러나도록 한 점이 특징입니다.
이 영화 자체가 영화 제작의 전 과정을 담고 있기에, 내재적으로나 외재적으로 영화 제작 관련해서 동일한 관점이 삽입되도록 한 것입니다. 이에 영화 속 일본 제작자가 프랑스 제작에 관여하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일단 영화의 구성은 원작과 같습니다. 초반 30분은 영화 속 영화, 좀비영화로, 촬영된 결과물이 끊김 없이 보입니다. 그리고 이후, 시간을 거슬러 이 영화의 제작, 준비 과정이 보이고 나서, 다시 초반부 30분의 결과물을, 촬영 당일의 과정과 그 현장의 실시간 모습으로 보여 줍니다.
이러한 포맷을 알고 보면 괜찮지만, 모르고 보면, 초반 30분의 좀비물을 시청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영화는 아무런 설명 없이 대뜸 좀비물을 보여 주는데, 그 완성도가 많이 떨어져서 엉성하기 때문입니다. 5분 10분 정도면 그냥 보겠지만, 30분 정도 지속되니, 이 영화의 포맷을 모른다면 매우 의아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하지만 포맷을 알고 보면, 초반 30분을, 어떤 단서를 찾거나 ‘숨은그림찾기’ 하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후반부에 완성 과정을 보면, 초반부 결과물이 왜 이렇게 완성도가 떨어졌는지, 대목마다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풍자적 측면도 눈에 띄다
여러 가지 기분이 동시에 들다
영화는 의외로 풍자적인 면도 띕니다. 크게는 두 가지 면에서 그러한데, 하나는 일본 자체에 대한 비꼼이고, 또 하나는 영화에 대한 비꼼입니다. 전자는, 일본 관련 언급을 하면서 ‘일본이 생체실험을 했다’, ‘일본은 진주만 공격을 했다’면서 팩트를 날리는 것이고, 후자는, 영화를 제작하는 데 있어서 ‘싸고 빠르게 잘 찍었다’며 완성도와 다르게 흐뭇해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또한 소소하게 여러 면으로 풍자를 합니다. 중반부, 좀비영화를 준비하는 부분에서 드러나는데,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이 같은 영화를 만든다는 목적 하나로 모여, 배우면 배우 스태프면 스태프, 다양한 역할과 입장의 사람들이 각자의 장단점을 드러내면서 함께하는 과정에서 각 캐릭터를 통해, 만들어지는 상황을 통해, 작업 과정 현장의 사실감을 전하는 데서 자연스럽게 풍자적 내용이 나타납니다.
영화는, ‘원테이크’ ‘생중계’ ‘영화’가 만들어지는 상황을 통해 영화 제작의 과정을 극적으로 보여 주는 데 성공했습니다. 결국에는 우여곡절 끝에 ‘완성’이 된다는 것, 그 과정에서 참여하는 모든 이들의 ‘노고’가 있다는 것을, 영화는 코믹하면서도 뭉클하게 담았습니다.
한편 이 영화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기분들이 동시에 느껴지는 게 특징입니다. 공포스러운데 웃기면서 진지한데 황당하고 감동적이기도 한 건, ‘좀비물’ 제작이라는 설정을 했기 때문이고, 그 안에 ‘프로 정신’과 ‘가족 드라마‘를 담았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 참 영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구성 자체가 실험적이고 또 도전적인데, 그걸 성공적으로 완성해 낸 것입니다.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처음에 다소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영화를 믿고 즐기면서 끝까지 보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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