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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어진다, 사랑.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영화 후기 2025. 2. 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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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이 있는 영화, 남자의 시점으로
    음악으로 더욱 풍성하고 진해진 장면들

    냉정과 열정 사이(2003)_나카에 이사무



    한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일본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 영화 버전입니다. 원작 소설은 작가 에쿠니 가오리, 츠지 히토나리가 각각 여주인공의 시점, 남주인공의 시점의 이야기로 출판한 바 있는데, 영화는 남주인공의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20대를 관통하는 두 청년의 사랑 이야기로, 직접 만나 소통하는 로맨스를 주로 담았다기보다, 한때의 인연이 끝나고 나서 따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담으면서, 은은하게 이어지는 그들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영화는 먼저 이탈리아에서 미술 복원사로 일하는 준세이(다케노우치 유타카)를 비춥니다. 그곳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자신의 근황을 소개하는 것으로, 또한 이탈리아의 정경을 담으면서 영화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냅니다.



    그리고 준세이가 잊지 못하는, 아오이(진혜림) 역시 이탈리아에 있는 모습입니다. 아오이는 남자친구 마빈(왕민덕)과 지내며 이탈리아에서의 생활에 완벽히 적응한 듯한데, 준세이는 여자친구 메미(시노하라 료코)에게도 마음을 못 주고 복원사 일도, 잘 안 풀립니다.

    영화는 이러한 ‘현재’를 주로 비추며 준세이와 아오이의 과거 일은 간간이, 1990년대 일본에서의 대학생 시절 추억으로, 한 흐름의 드라마가 아닌 인상적인 장면을 위주로 따로따로 보여 주면서, 그들의 풋풋하고 진실된 로맨스를 보여 줍니다.



    너무 유명해진, 찰떡 같은 OST
    재회를 이야기하는, 2030 로맨스

    원작 소설을 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에도 역시 눈길이 갈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오이 이미지가 소설과 결이 조금 다르게 느껴지긴 했지만, 그것 역시, 매체도 다르고 표현도 다르기에 생기는 재미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너무나 유명해지고 대중적으로 소비도 많이 되어버린, OST가 영화의 분위기와 색채를 잡아 주는 모습입니다. 음악이 이 영화의 기본적인 정서를 안정적으로 표현해 주는 면이 있고, 때로는 인물의 감정을 대변하거나, 실질적으로 스토리 중 한 요소로 활용되면서, 영화와 한몸이 되어 있습니다.



    특히 원작 소설의 백미가 되는 지점인 ‘두오모 성당’ 장면이 후반부에 놓이면서, 소설 텍스트로만 상상했던 아오이와 준세이 그리고 두오모 성당을, 영상으로 선명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닿을 듯 닿지 않을 듯, 특히 아오이의 ‘냉정’에 더 가까운 태도가 이들의 만남을 가능하게도, 가능하지 않게도 하곤 합니다.

    결국에 영화는 ‘열정’을 이야기합니다. 끝까지 그들은 그 ‘사이’에 있지만, 특히 아오이의 ‘솔직하지 못한’ 모습들이 그들을 어느 ‘사이’에 있게 만들지만, 그 지점이 이 이야기와 이들의 사랑을 ‘애타게’ 완성합니다.

    이들이 20대에 만나고 헤어져, 30세에 재회한다는 것을 알고 나면, 좀더 이들의 마음과 상황이 이해가 됩니다. 또한 아오이가 재혼 가정에서 자라 적응을 못했다는 것도 알고 보면, 좀더 인물이 이해가 됩니다.

    사랑을 이야기하는 좋은 영화입니다. 드러내지 못하는 감정들이 기어코 발견되는 모습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https://tv.kakao.com/v/75653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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