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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용을 담은 원색의 애니메이션. 영화 ‘아주르와 아스마르‘
    영화 후기 2025. 1. 1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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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특한 그래픽 인물, 세세한 배경 문양
    여유 있는 전개에서 느껴지는 우아함, 긴장감

    아주르와 아스마르(2008)_미셸 오슬로



    제난이 두 아이를 재웁니다. 그 두 아이는, 그녀를 유모라고 부르는 아주르와, 그녀를 엄마라고 부르는 아스마르입니다. 제난은 아주 따스하고 포근하게 아이들을 대합니다. 그 분위기가 매우 여유 있고, 안정적입니다. 우아하기까지 할 정도인데, 그래서 더 긴장감이 생기는 템포감이 인상적입니다.

    보니, 제난과 아스마르는 외국인으로, 아주르의 아버지에게서 차별 대우를 받고 급기야는 쫓겨나는데, 그 아버지는 아주르마저도 제난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았다는 이유로 다른 곳으로 쫓아내어 자라게 합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아주르는 성인이 됩니다. 그리고 아주르는 제난이 어린 시절 들려준 이야기 속 요정 ‘진’을 찾아, 제난과 아스마르의 고향 나라로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아주르가 당하는 상황은 다름 아닌, 외국인 차별. 즉, 푸른 눈을 가진 사람은 상종하면 안 된다는 그곳의 미신 때문에, 아주르는 결국 ‘눈을 감는’ 선택을 합니다. 시각장애인을 자처하는 것입니다.

    영화는 이렇게, ‘이민자’를 차별하는 현실적인 분위기를 녹이면서, 그들 간의 실질적인 적대감을 갈등 요소로 삼아 결국엔 서로를 포용하는 것으로 결말을 만들어 갑니다. 포용의 중심에 아주르와 아스마르가 있는데, 이들의 가깝고도 적대적인, 반대로 적대적이지만 너무나 가까운 정서상의 끈끈함을 무기로, 영화는 고전 동화 같으면서도 지극히 현대적인 이야기를 완성합니다.



    주목되는 비주얼과 스토리
    단순하면서 세세하고 수학적인 표현들

    일단, 굉장히 이채로운 영상 비주얼에 눈이 번쩍 뜨입니다. 그림에 테두리 선이 보이지 않아 색상은 더 강조되고 형태는 직관적으로 다가오는데, 인물의 얼굴 생김새는 마치 AI처럼 완벽에 가까운 비율에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의상을 보자면 색상은 원색으로 강렬한데 디자인은 마치 색종이를 오려서 도형을 만들어 그 움직임을 표현한 듯하게 단순화되어 있고, 배경이나 기타 문양들은 때때로 눈이 아플 정도로 세밀한 문양과 기하학적인 디자인 등 꽤나 수학적으로 다가오는 측면이 있어, 이러한 요소들의 조화가 매우 신선합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쨍하게 선명하면서도 단순화되어 있는 측면, 복잡하게 표현되어 있는 측면이 모두 있는 것인데, 이러한 비주얼이 이국적이고 환상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내용 또한 판타지로 전개되는 면이 있어서, 여기에 비주얼 영상이 조화롭게 맞물리며 관객을 색다른 세계로 이끕니다.

    간간이 고전 동화를 보는 듯한 설정과 흐름이 있지만, 전혀 상투적이지 않게 내용이나 의미 등 여타 표현들이 사실적이고 현대적입니다. 중반부에 들어서면 마치 아라비안 나이트를 보는 것 같은 이국적인(개인적인 입장에서) 느낌이 물씬 풍기고, 아주르와 아스마르가 서로 다르지만 같은 상황들을 겪는 것으로 두 인물의 무게감을 균형지게 표현한 점이 눈에 띕니다.



    2008년도작으로 생각보다 꽤 오래 전에 공개된 작품입니다. 마치 이슬람계 작가가 그린 종이 동화책을 보는 듯하게 평면적이면서 화려하고 다채롭기도 합니다. 이렇게 ‘그림’이 특징적이라서 그 자체로 시각적인 즐거움이 있는데, 내용도 풍성한 데다 특히 요즘 세계인들에게 필요한 다양성의 존중, 포용의 중요성을 담고 있어서 여러 면으로 의미 있는 애니메이션입니다.

    https://tv.kakao.com/v/8923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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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