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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쾌하고 싶으면. 영화 ‘비바리움‘
    영화 후기 2025. 1. 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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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쾌감이 큰 스토리와 장면들
    비현실적 환경과 인물 설정

    비바리움(2020)_로칸 피네건



    영화는 한 연인을 비춥니다. 그저 살 집을 원하는 젊은이들, 젬마(이모겐 푸츠)와 톰(제시 아이젠버그)입니다. 이들이 한 부동산 중개인을 만난 이후, ‘욘더’라는 마을의 9번 집을 구경하는 시점부터 그들은 비현실적 세상에 갇히고 맙니다.

    그 전에, 영화는 오프닝 첫 장면부터 혐오감과 생명력이 동시에 느껴지는 ‘새끼 새’를 클로즈업하며 낯선 감정을 자극합니다. 뭔지 모를 불쾌감이 생기는데, 이는 이 영화의 주요 정서입니다.



    젬마와 톰은 별 수 없이 9번 집에서 지내게 됩니다. 외부 세상과 완전히 단절되었을 뿐더러 그 한정된 공간, 한정된 자원만이 그들에게 허락되어, 그들은 점차 피폐해져 갑니다. 그러다 한 미션을 받는데, 그건 문 앞에 놓인 ‘아기’를 키우면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아기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기이한 존재였습니다. 목소리는 인조 인간 같고, 하는 말과 행동 등은 젬마와 톰 즉, 부모는 아니지만 같이 사는 어른을 똑같이 따라하는 것으로 ‘육아’를 연상케 하도록 이야기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영화는 젬마와 톰을 특이한 환경 안에 던져 놓고는, 계속해서 불쾌감을 자극하면서 비인간적 장면들을 보여 줍니다. 아이가 집에 들어오면서부터 영화가 추구(?)하는 비인간성은 점점 더 심화됩니다. 이 지점에서 의문스러운 점은, 왜 여기에 ‘육아’라는 인간적 행위를 굳이 집어넣었을까, 하는 것입니다.

    독특함을 위한 장치이자 관점 비틀기
    비현실성은 각인되지만, 불쾌한 경험

    영화가 젬마와 톰에게 부모 역할을 기대하면서, 아이 같지 않은 아이를 키우도록 했던 건, ‘비바리움’ 세상의 관점에서 보아야 이해가 됩니다. 그 아이가 길러질 곳이 없어 젬마와 톰이라는 ‘사람’의 손에 길러지게 되는 것으로, 도입부 장면의 새끼 새가 종이 다른 어미 새에게 먹이를 얻어 자라는 것을 연상케 하는 것입니다.



    또한 ‘비바리움’이라는 제목에서 보듯이, 영화가 ‘사람’을 관상용 생태계 안에 가둬 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영화는 이를 상당히 정돈된 비주얼로 꾸미면서 그 비현실성을 강조했습니다. 환경도, 인물도 정돈되어 있지만 비인간적이고 비인격적인 것으로, 영화는 젬마와 톰을 무자비하게 다룹니다.

    중간에 톰은 희망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이 영화에 그런 것 따위는 없습니다. 희망 대신 ‘죽음’으로 모든 걸 갚아 주는데, 죽음을 다루는 방식에서도 비인간성이 돋보입니다.



    영화 자체는 창의적입니다. 엮기 힘든 요소들을 엮어서 신선한 이야기와 장면들을 만들어 냈고 감정적으로는 불쾌감을 통해 자극을 주는 데 성공했습니다. 스토리의 흐름과 일관성, 연출에 이르기까지 부족한 부분이 없습니다. 눈을 떼기 힘든 신선한 설정과 장면들이라 이 영화에 시선이 붙들리고 생각할 거리들도 생겨나지만, 불쾌한 기분은 못내 숨길 수 없습니다.

    https://tv.kakao.com/v/410619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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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