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적 판타지 애니. 영화 ‘여름을 향한 터널, 이별의 출구‘

시적인 제목의, 십 대 남녀의 사연 중심 내용
가족, 꿈, 사랑 요소의 힐링 스토리

여름을 향한 터널, 이별의 출구(2023)_타구치 토모히사

제목이 은유적이고 서정적이어서 눈길을 끄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주인공은 십 대 소년 소녀. 이들은 우연히 발견된 ‘터널’을 같이 탐색하면서 점점 더 친해지고 관계가 단단해지는데, 그러면서 그들의 사연, 감정이 드러나고 치유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그 터널을 먼저 발견하는 건 카오루입니다. 카오루는 여동생의 죽음에 대한 마음의 빚을 안고 있는 데다 가정환경도 좋지 않아 힘든 상황. 그런데 그 터널 깊숙이 들어가며 보니, 그곳은 잃어버린 것을 찾아 주는 기능이 있는 것입니다. 이에 카오루는 잃은 동생을 찾기 위해, 디데이를 정합니다.

이에 대해 알게 된 안즈 역시 자신이 원하는 것 즉, 만화 그리는 ‘재능’을 얻기 위해 카오루와 함께 터널을 탐색합니다.

영화는 그 ‘터널’을 통해서 판타지를 구현합니다. 그냥 일반적인 터널이 아니라, 잃어버린 것을 찾아 주는 기능이 있고 또 터널에서의 ‘시간’이 현실의 시간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설정하면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갑니다.

터널 안에서의 10초는 현실에서의 6시간으로 그 시간차가 꽤 크기 때문에 그로 인해 특징적인 스토리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그만큼 현실과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공간이라는 것을 표현하는 것에서 영화의 특징이 드러납니다.

다른 차원을 표현하는 ‘터널’ 장면들
두 인물의 시간 흐름을 표현

특히 터널 공간을 표현하는 데 영상미를 활용한 점이 눈에 띕니다. 와, 예쁘다, 라는 감탄이 나올 만한 색감이나 표현이기보다는(개인의 취향 탓일 수 있겠지만), 좀더 새롭고 선명하게, 본래 가을 단풍 톤의 색감을 쨍한 영상미를 살려 재표현한 느낌입니다. 이에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 확실하게 표현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카오루가 여동생을 만나는 장면도, 현실도 아니고 터널 안도 아닌 새로운 차원의 장면 표현으로 차별화해, 다른 공간, 다른 시점임을 분명하게 했습니다.

한편 영화는 카오루와 안즈에 로맨스 요소를 넣어 결국 두 인물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이로써 결과적으로는 사랑 이야기가 되었는데,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과정에서 가족, 꿈, 시간, 외로움 등의 물리적, 감정적 요소들이 확실하게 표현되어, 풍부합니다.

마음이 힘든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영화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캐릭터,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는 캐릭터. 이 두 인물의 만드는 감정적 장면들이 풋풋하면서도 은은하게 울림이 있습니다.

https://tv.kakao.com/v/440793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