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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가 걍 ‘파리’. 영화 ‘사랑을 부르는, 파리’영화 후기 2024. 11. 22. 09:14반응형SMALL
원제, 'PARIS'
현실적이고 일상적으로 본, 파리
사랑을 부르는, 파리(2009)_세드릭 클라피쉬
영화는 프랑스의 수도, 파리를 다각도로 조명합니다. 도시의 특징과 분위기, 이미지와 더불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비춥니다. 원제는 ‘Paris’로, 영화가 그 도시 자체를 주목하고 있음을 알립니다.
인물도 상황도, 파편적인 것 같지만 실은 모두 하나로 이어져 있습니다. 큰 틀에서는 ‘파리’라는 지역민으로 한데 묶이고, 때때로 이 인물들이 우연히 혹은 전혀 상관없이 한 장면에 담기면서, 영화 전체의 개연성과 연속성을 설명하며 위트를 만들어 냅니다.
2009년도 작품으로, 그때의 파리가 다각적으로 담겨 있습니다. 파리에 사는 사람들뿐 아니라 이민자들의 모습도 같이 담아, 그들의 사회 문제를 일상적으로 풀어냈습니다.
특히 주요 인물 중 앨리스(줄리엣 비노쉬)는 사회복지사로, 동생 피에르(로망 뒤리스)는 과거에 댄서로 일했지만 지금은 실업자인 심장병 환자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들의 모습을 비춥니다. 후반부 피에르가 언급하는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을 에둘러 표현하는 것인데, 인물들이 진짜로 행복하든 그렇지 않든, 영화는 아무런 판단 없이 파리의 뭇사람들의 일상을 담았습니다.
롤랭(파브리스 루치니)과 동생 필립(프랑수아 클루제)도 또 하나의 축으로 ‘인물’의 이야기를 합니다. 롤랭은 저명한 교수로, 영화 안에서 ‘파리’를 객관적으로 소개하고 설명하는 역할을 같이 합니다. 그저 단편적인 내용들로, 이 영화가 ‘파리’에 관한 영화구나, 하는 걸 알게 하는 정도의 장치적인 역할 정도입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역할로서의 롤랭은, 얼마 전 아버지를 잃었고, 독신이고, 한 학생에게 끌려 변태 같은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드러납니다. 한편 필립은 롤랭과 다른 삶을 사는, 건축가이자 곧 아이 아빠가 되는 인물로, 아버지의 죽음에도 롤랭과 달리 ‘슬픔’을 드러내는, 롤랭과 대비되는 인물로 표현됩니다.
감독의 여러 가지 면모가 보이는 영화
삶과 죽음과 사랑 등의 일상이 있는, 파리
한 주제를 파고들어 그 흐름대로 진행하는 내용이 아니라, 최대한 다양한 모습들을 담고자 한 내용이기 때문에 그것들을 지켜보는 재미로 보는 영화입니다. 피에르처럼, 창밖에 사람들을 그저 바라보듯이 보게 되는 영화입니다.
감독은 작품 ‘썸원 썸웨어’(2020),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2018) 등을 만든 바 있습니다. 각각 로맨스 현실 판타지, 가족 현실 영화로, 로맨스 영화이지만 아주 달달하지만은 않은 내용, 가족 영화이지만 그다지 행복하지는 않은 내용인데, 이 영화는 그 작품들보다 십 년쯤 더 지난 영화로, ‘파리’라는 주제가 포괄적인 만큼이나 감독 본인의 다양한 면모를 담은 점이 돋보입니다.
‘파리’가 상징하는 고정적인 이미지(낭만, 멜랑콜리, 혁명적 등.)를 유지하는 선에서 영화는 현실적인 모습을 담았는데, 그 현실적인 것을 담는 방법이 또한 현실적입니다. ‘선’을 넘는 것 같으면서도 그에 대한 가치 판단은 하지 않는, 시크하고 다소 가학적인 면모를 담으면서도 아주 무리하지는 않는, 그런 모습으로 어쩌면 너무 포괄적이고 평범할 수 있었을 ‘파리’라는 제목의 영화를 볼 만하게 만들었습니다.
거리에서든 시장에서든 추파를 던지거나 공개적인 자리에서 모욕감을 주거나, 다른 사람을 비하하거나 납득하기 힘든 방법으로 불편한 소통을 시도하거나 하는 장면들이 있는데, 영화는 이를 연출이 아닌 ‘인물’의 캐릭터인 것으로 한정하고 또한 이에 대해 어떠한 판단도 하지 않는 것으로 스토리를 꾸미면서, 굉장히 자조적이면서도 위트 있고 또한 사람 사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뭇사람들의 이야기로 표현하며, 그야말로 ‘다양한’ 사람이 살아가는 ‘파리’를 펼쳐 냈습니다. (다만 그 지점들이, 순간순간 불쾌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모습만 담지 않았다는 게 특징입니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사랑’을 찾고자 하고 자기자신의 ‘삶’을 찾고자 합니다. 상대 때문에 굴욕을 당했음에도 다시 만나 사랑을 하고, 생고기가 통째로 널려 있는 공장에서도 사랑을 합니다. 마음이 전혀 맞지 않아도 사랑을 하고, 드디어 진정한 사람을 찾아 사랑을 하기도 합니다.
파편적인 장면들, 캐릭터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는 면이 돋보이는 한편 ‘죽음’, ‘슬픔’, ‘비참’, ‘모욕’ 등의 어둡고 부정적인 요소들도 가리지 않고 내보이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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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부르는, 파리>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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