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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까진 아닐거야,,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저’영화 후기 2024. 10. 14. 10:16반응형SMALL
한국 영화 ‘완벽한 타인’ 원작
인간, 관계의 모든 것
퍼펙트 스트레인저(2019)_파올로 제노베세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얼마나 믿고 있는지, 얼마나 믿어야 하는지. 그 ‘가까운 사이’란 어느 정도의 사이를 말하는 것인지, 그 사이를 메우는 ‘믿음’이란 과연 믿을 만한 것인지 아닌지, 믿어야만 하는 것인지 아닌지.
인간의 관계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탈리아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저’입니다. 우리 영화 ‘완벽한 타인’(2018)의 원작으로, 세 부부와 한 친구의 ‘월식’이 일어나는 어느 밤의 만남을 담고 있습니다.
일곱 명의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저녁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도중, 이들은 ‘게임’을 하기로 합니다. 바로 ‘휴대폰 연락’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메시지가 오면 다같이 보고, 전화가 오면 스피커폰으로 받고.
대체 왜? 왜 굳이 그런 게임을 하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비밀 없음’을 증명하려고 하는 게 좀 변태적인데, 휴대폰이 ‘나’의 거의 모든 것이라는 전제가 깔린 21세기 현재에, 이런 주제는 상당히 날카롭게 다가옵니다.
또한 나와 타인의 ‘적당한’ 거리감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하며, 사적인 영역을 지키고 드러내는 것에 관해-설령 부부 사이라 하더라도- 지킬 건 지키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설정이 사실적이라도 어쨌든 극이기 때문에 영화는 상당히 극적인 상황들로 연출됩니다.
특히 사랑과 배신감, 편견에 관하여
친밀하다는 것의 정의에 대하여
영화는 일곱 인물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합니다. 그 전에 아주 잠깐씩 각 인물들의 전사 또는 단서가 되는 장면들이 보이고, 모인 후 발생하는 모든 사건과 감정적 장면들은 이들의 대화에서 비롯됩니다. 한정된 공간을 벗어나지 않고 영화가 진행됩니다.
그걸 환기시키는 게 있다면, 배경입니다. ‘월식’이 일어나는 달밤이라는 것. 이 사달이 나든 저 사달이 나든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는 듯한, 어쨌거나 저쨌거나 특별히 중요한 건 없다는 듯이 영화는 ‘월식’을 이용합니다. 그리고 딱 일곱 명의 식탁을, 그 대화를 비춥니다. 그 안에는 ‘사람’의 사랑과 믿음, 배신과 불신, 편견 등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영화는 모두 부부 또는 연인으로서 사랑을 하고 있는 인물로 설정함으로써, 그걸 배반하는 마음, 행동들을 수면 위로 드러나게 함으로 만들어지는 위기의 상황들로 주로 꾸몄습니다.
말하자면 확실하거나 애매한 ‘바람’의 증거들. 그게 아니라도 감추고 싶은, 또는 감춰야만 관계가 유지되는 것으로 암묵적인 합의가 되어 있는 일들. 또 그러면서 드러나는, 인간의 밑바닥 그 추한 모습들. (물론 좋은 모습도 있지만.)
상상에 불과하지만 지극히 일상적인 사실들에 맞닿아 있어 섬뜩한 이야기입니다. 영화 역시 그 섬뜩함을 잘 알고 있다는 듯 이야기 방향을 설정하면서, 다소간 안심을 주며 마칩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모두, 나 외에는 절대적으로 타인이라는 걸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나마 서로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건 지도 모른다는 씁쓸함 혹은 안도감을 주면서, 굉장히 효율적이고 집약적으로 ‘사람’과 ‘관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는 영화입니다.
https://tv.kakao.com/v/402561225'영화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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