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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데 보게 돼; 영화 ‘정크헤드’영화 후기 2024. 10. 10. 09:47반응형SMALL
언어, 기계 그리고 인간 생명의 스토리
지하 세계, 각 존재들 그리고 대조적 비주얼 분위기
정크헤드(2024)_타카히데 호리
영화는, 어디에도 없을 듯한 독특한 분위기를 마구 풍기면서 시작합니다. 일단, 인류는 생명 연장의 꿈을 실현했고, 대신에 생식 능력을 잃었고, 지하 세계를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존재들을 만들어 파견했는데 그 ‘마리건’이라는 존재가 반란을 일으킨 지 1600년 되었고, 이에 마리건을 탐구하기 위해서 한 인간이 지하 세계에 내려왔다는 설정입니다.
독특하지 않은 구석이 하나도 없어, 그에 시선을 빼앗겼다가 그 특이함에 몸서리치며 이 영화를 끝까지 봐야 하나 고민하다가 끝까지 보게 되는, 그런 영화입니다. 또한 ‘스톱모션’ 방식이기에, 이걸 어떻게 다 만들었을까 싶기도 하고, 이런 비주얼을 어떻게 생각해 냈을까 싶은 생각에 보다가는, ‘사운드’에 다소간 피로감이 느껴져 더욱더 시각적인 것들에 집중하게 되는 영화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창조했으므로 영화는 ‘언어’ 역시 새롭게 만들어 반영했는데, 100분의 러닝타임 동안 알 수 없는 사운드를 들으면서 자막을 통해서 내용을 파악해야 합니다. 다만 이 언어는, 이 영화가 만든 세계가 새롭기 때문에 그냥 언어를 새롭게 창조한 것이 아니라, 이 영화의 세계관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하나의 의미를 띕니다.
무엇보다 영화가, 상당히 대비되는 분위기들을 한데 엮어 놓아 새로운 분위기를 띕니다. 귀여우면서도 징그럽고, 혐오스러우면서도 거기에 의미가 있고, 또한 순수하면서도 탐욕적이며, 경쾌한 만화 같은 느낌으로 연출하면서도 생명 그리고 기계에 대한 고찰이 담겨 있어서 신선합니다.
1인 다역 감독의 작품
기계라면, 영원히 살 수 있다
이 영화, 연출은 물론 각본과 목소리까지도 감독 혼자서 만들어 완성해 그의 노고가 엿보입니다. 나무위키 검색 결과에 따르면, ‘호리 타카히데 감독이 혼자서 7년에 걸쳐 제작한 스톱모션 영화. 일반적인 스톱모션이 1초에 12프레임인 반면, 1초에 24프레임으로 촬영하여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한 것이 특징 현재 후속작인 정크월드가 제작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품이 많이 들고, 세계관이 탄탄해 시선이 가는 작품입니다.
비주얼 캐릭터들과 더불어 배경이 되는 ‘지하 세계’가 매우 깊고 광활하게 보이도록 만든 면이 돋보입니다. 그 안에서 움직이는 캐릭터들이 기본적으로 귀여운 면을 띄면서도, 경악스러운 비주얼과 그 움직임으로 혐오감을 주지만 그것이 단지 모형이므로 그 혐오감이 상쇄되는 면이 있습니다.
비주얼과 스토리, 연출이 하나가 되어 생명과 죽음, 선혈이 낭자한 잔인함과 생식 기능을 연상케 하는 표현들이 돋보이는 한편, ‘인간’이 바라는 바대로 영원히 살 수 있으려면 ‘기계’라면 가능할 것이라는, 자조적이면서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그 ‘탐욕’의 해석으로, 영화는 생각의 깊이를 드러냅니다.
만화적인 연출도 눈에 띕니다. 영화는 스토리를 명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회상 장면 등 어떤 ‘효과’가 필요한 장면들을 활용했는데, 이때 아주 단순한 화면 효과만으로 그 표현을 명확하게 하는 동시에 때때로 매우 역동적인 화면으로 ‘칸’으로 나뉘어진 만화책을 빠르게 넘기는 듯한 효과로, 경쾌한 템포를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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