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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선하다, 산속으로 들어가는 남자. 영화 ’산이 부른다‘
    개봉 전 영화 후기 2024. 9. 23.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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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아일체를 연출하다
    한 남자의 산행기이자 인생 변환기

    산이 부른다(2024)_토마스 살바도르



    영화는 먼저 한 남자의 일상을 비춘다. 엔지니어로 일하는 그, 피에르(토마스 살바도르). 그는 꽤 중요해 보이는 미팅에서도 영혼 없는 표정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데, 그때 시야에 ‘산’이 들어온다. 프레젠테이션 중에도 산을 보며 멍때리던 그는, 정말로 산이 자신을 부르기라도 한 듯이, 그길로 산행 장비를 사서 광활한 설산으로 들어간다.

    영화는 피에르가 그 설산, 알프스 몽블랑에 완전히 매료되어, 자신의 근거지인 파리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몽블랑의 안쪽으로 더 깊이, 더 깊이 들어가는 모습을 비춘다. 이때 화면에 담긴 자연 지형이 매우 근사하고, 황홀하다. 새하얀 빙하 그리고 눈 덮인 산을 배경으로 있는, 몇몇의 사람들. 거기에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자연 자체가 아주 멋지기도 하고, 그걸 보는 게 이 영화를 선택하는 이유가 되겠지만(산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또한 필수적이고 매력적인 영화가 될 것이다), 영화는 그 이상을 담아 냈다. 산악 영화라고 하면 예상되는, 흔히 만나기 함든 자연의 절경과 인간 극복의 여정을 담는 스토리와 연출을 거뜬히 뛰어넘는다.

    지극히 사실적인 인물, 배경, 사건에 영화는 현실을 초월하는 판타지를 가미했는데, 그것이 스토리로나 비주얼 효과로나 매우 큰 파급력을 가지면서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들었다.

    빛, 움직임 표현으로 산과 나의 일치
    차분한 톤으로 신비스러운 연출



    시각을 통해 보는 것만으로 어떤 것에 몰입하는 경험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 영화는 그 경험을 선사한다.

    아주 천천히, 아주 새롭게, 무언가를 ‘발견’하고 그것을 ‘체험’하고 심지어 그것 자체가 ‘되는’, 시각적으로 연출하기가 매우 까다로울 장면을, 만들어 냈다. 피에르가 말 그대로 산 ‘속’으로 들어가, 물아일체의 경험을 하는 것을 표현해 냈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기이할 정도로 신기한 생명체이자 비생명체인 ‘어떤 것’을 ‘빛’과 ‘움직임’ 그리고 피에르의 ‘신체’를 통해서 구현해 냈다.

    감독이자 배우로 출연한 토마스 살바도르에 따르면, 그 용암과도 같아 보이는 독특한 물질이 ‘매우 단순하고, 원시적이고, 광물적이기를 원했다. 그것들이 가능한 한 다른 형태의 생명체로 나타나게 하기 위해 의인화되는 걸 원치 않았다’고 한다. 또한 피에르가 얼음산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디지털’ 효과 ‘없이’, 여타 화학물질을 이용해서 소위 ‘옛날’ 방식의 자연스러운 특수효과로 촬영했다면서, 산에서의 촬영은 다섯 명 이내로 제한했고 산 앞에선 ‘겸손’해야 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산은 시시각각 변하는데, 관객들이 그런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산을 경험하고, 빛의 다양함과 바람의 격렬함을 지각하고, 구름 속에 파묻힌다는 게 어떤 건지 느끼기를 원했다. 내게는 이런 리얼리즘 즉, 다큐멘터리적 측면이 매우 중요했는데, 영화의 판타지적 차원이 구체적인 진짜 환경에서 등장하도록 해야 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영화 ‘산이 부른다’는 9월 25일 개봉한다.

    https://tv.kakao.com/v/44949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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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