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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영화인데 편안해. 영화 ‘라스트 미션’영화 후기 2024. 9. 5. 09:33반응형SMALL
연륜의 배우이자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한 인물의 인생 끝에서 시작된 범죄 그리고 깨달음
라스트 미션(2019)_클린트 이스트우드
배우이자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2019년작 드라마 영화입니다. 1930년에 태어난 그가 만든, 여전히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는 그가 하는 이야기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 영화 역시 그 특징 즉, 과거 전쟁에 참여했던, 지금은 평범한 여생을 사는 시크한 남성 노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맡는 캐릭터가 회한의 정서를 나타낸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그가 연출, 출연한 2009년작 영화 ‘그랜 토리노’가 그렇습니다. 이렇게 영화 ‘라스트 미션’은 십 년의 터울을 두고 비슷한 캐릭터, 비슷한 정서의 영화가 그의 손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나면 그의 출생연도를 자연스럽게 검색하게 되는, 그러면서 그의 연륜과 에너지에 다시 한 번 경탄하게 되는 영화입니다.
얼(클린트 이스트우드)은 평생 꽃을 재배하는 일에 열정을 쏟은 인물입니다. 가족보다도 늘 일이 먼저였기에, 그의 농장이 망해 버린 지금, 시간이 남아 가족들 모임에 참석해 보지만 전혀 환영받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딸 아이리스(앨리슨 이스트우드)는 무려 십이 년 동안이나 얼과 대화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때 아이리스 역의 배우 앨리슨 이스트우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실제 부녀지간입니다.)
그렇게 90이 다 된 노인 얼. 어느 날 얼은 ‘안전운전’을 하는 덕분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모르고 시작한 일이었지만, 사실 그건 마약 배달. 영화는 이 심각하고 무거운 범죄를, 아주 차분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드라마로 진행시킵니다. 첫 번째 미션, 두 번째 미션, 세 번째 미션… 얼이 배달에 성공할 때마다 큰돈이 벌리고, 그 돈으로 평소에는 할 수 없는 여러 가지를 사고, 여러 일들을 합니다. 그러는 와중에 마약수사팀 콜린(브래들리 쿠퍼)이 붙습니다.
연륜에서 나오는 대체불가 캐릭터, 드라마
나른하기까지 한 범죄, 인생 스토리
마약 운반을 소재로 하는 범죄 드라마가 맞나 싶게 느슨하고 나른하도록 편안한 분위기가 감도는 영화입니다. 여기에 얼 캐릭터에서 자연스럽게 묻어 나는 유머가 돋보입니다.
유머라고 해야 할지 위트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달리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를 웃음 포인트가 있는데, 세상 다 산 사람 (말이 좀 그렇지만) 진짜로 세상을 많이 산 사람에게서만 나올 수 있는 바이브가, 얼에게 있습니다.
간식을 물고 드라이브 하듯 배달을 한달지, 심각한 상황을 지켜보며 립밤이나 바르면서 옆에 그저 서 있달지, 지금은 쓰지 않는 흑인 비하 용어를 아무렇지 않게 한달지 하는 장면들이,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는 사람이 연출하고 출연하기에 가능한 장면으로 보여, 거기에서 경탄의 웃음이 새어 나옵니다.
그리고 영화는 힘을 쭉 빼고, ‘인생’을 이야기합니다. 이 영화가 비록 ‘영화’지만, 어떤 꾸밈이나 멋, 요행 등의 작위성을 최대한 배제하고, 흐르는 대로 흘러가는 게 인생이며 그 끝에 무엇이 있든지간에 그 삶은 현재 살고 있는 인생의 연장선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보여 줍니다.
얼의 이야기의 끝에는 좋음과 나쁨이 공존하는데, 그 중심에 가족이 있습니다. 그리고 얼 그 자신이 있습니다. 90 평생을 살아 온 사람이, 90 평생을 살아 온 사람을 이야기하는 영화입니다. 그 자체로 특별한 영화 ‘라스트 미션’입니다.
https://tv.kakao.com/v/395674326'영화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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