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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다크함. 영화 '설국열차'영화 후기 2024. 6. 19. 11:15반응형SMALL
설정부터 연기까지, 강한 몰입도
최종 목적까지, 험난하게 닿는 여정
설국열차(2013)_봉준호
굉장히 어두운 분위기에서 시작되고 그 분위기가 유지되는, 달리는 기차 안에서의 이야기입니다. 빙하기, 모든 것이 멸종되었고 최후의 생존자들만 기차 안에 탑승해 살아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영화는 바로 이 디스토피아, 한정된 공간인 ‘기차’ 안을 설정으로, 특히 기차의 꼬리 칸과 머리 칸의 확연한 구분으로 대비를 만듭니다.꼬리 칸은 빈민, 그리고 머리 칸으로 갈수록 ‘계급’이 높은 사람들이 타 있습니다. 그리고 맨 앞쪽 머리 칸에는 기차를 만든 사람이 그 기차의 심장인 엔진을 관리하면서 최상위 계급으로 있습니다.
먼저 등장하는 인물은 꼬리 칸의 커티스(크리스 에반스), 에드가(제이미 벨), 타냐(옥타비아 스펜서), 길리엄(존 허트) 등입니다. 이들이 꼬리 칸의 상황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이들을 통제하는 ‘관리’ 계급으로 메이슨(틸다 스윈튼) 등이 있고, 기차를 만든 윌포드(에드 해리스)가 있습니다. 눈에 익은 외국 배우들이 한국 영화 안에 있습니다.
여기에 남궁민수(송강호)와 요나(고아성)가 있습니다. 이들은 앞서 언급했던 꼬리 칸 인물들과는 결이 좀 다릅니다. 상황을 해결하는 ‘키’가 되면서, 최종 목적의 방향성을 살짝 달리하는 인물들로, 다크한 분위기 속에서 신선함을 줍니다.
주요 내용은 일단 커티스와 인물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그들은 남궁민수를 이용해, 한 칸 한 칸 앞으로 전진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 과정이 이 영화의 흐름입니다. 다만 그 흐름이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흐름 안에 모든 ‘묘사’들이 있습니다.
그 묘사들이 강렬합니다. 메이슨과 같은 독특한 캐릭터의 인물을 통해 시선을 모으면서, ‘설국열차’의 강압적이고도 멸시적인 분위기를 한껏 내보이고, 그러면서 인간 존엄과 생존에 대한 이야기를 해 나가는 한편, 기차 특성상 앞으로 나아가는 것밖에 방법이 없는 그 한정된 공간 안에서의 최대치의 연출로, ‘세계’를 보여 줍니다.
멸망 직전, 완벽한 한계에 몰린 그 기차 ‘세계’의 사람들은, 상위 계급이 하위 계급을 착취하는 것을 기반으로, 그들을 통제하고 세뇌시키므로 그들의 삶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이야기 방식
허무주의에서 희망으로, 캐릭터 트릭영화가 꽤나 직설적입니다. 배경 설정부터 그렇습니다. 2031년이라는 가까운 미래, 빙하기라는 혹한에 인간에게 허용된 공간은 단지 달리는 기차 안뿐. 그리고 ‘칸칸이’ 나뉘어진 기차처럼 칸칸이 분절되어 있는 계급 사회와 그리고 그 안에서 창조된, 최악의 디스토피아.
배경을 볼 때, 최악의 상황 스토리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고립되고 한정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생존해 나가야 할 이들의 처절함과, 그 반대에서 그런 세계에서조차 ‘누리고’ 있는 이들의 비현실적인 모습을 같이 담아, 대비감이 매우 큽니다.
한편 남궁민수와 요나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영화는 그들을 장치로 이용하는 듯하다가 이내 핵심 인물이자 ‘희망’으로 격상시키면서 이 영화의 주제를 이야기합니다.
남궁민수의 경우 허무주의적인 인물로 시스템의 변방에 있는 듯 보이지만 실은 좀더 큰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그려져 있고, 요나의 경우 그 시스템 안에서 나고 자라 그 외에 아는 것이 없지만 결국 희망을 상징하고 몸소 그 희망을 만나는 것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공간적 상황이 타이트하고, 그 안에서도 앞쪽으로 향한다는 그 목적성 또한 타이트해서, 그것으로 창출되는 분위기와 몰입력이 있는데, 그 안의 내용과 현실 사회적 요소들이 풍성하고 싸늘해서 또한 집중력 있는 영화입니다.https://tv.kakao.com/v/50820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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