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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도 그랬구나..ㅜ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영화 후기 2024. 3. 12. 11:29반응형SMALL
아일랜드 역사의 비극
정면으로 맞부딪치는 드라마, 연출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2006)_켄 로치
기시감이 느껴지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담은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영화는 1920년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치열한 분투의 현장을 담았습니다. 영국의 지배를 받고 있는 것도 모자라 단지 아일랜드인이라는 이유로 박해를 받고 죽임을 당하는 끔찍한 역사의 현장입니다.
푸르른 자연이 평화로워 보이는데,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아일랜드인들 특히 청년들의 모습 그 패기가 향하는 방향은, 독립을 위한 싸움입니다.
영화는 데이미언(킬리언 머피)을 주목합니다. 그는 의사로, 런던에 가 일을 하기 위해 떠나려던 참입니다. 그런데 상황이, 그를 마음놓고 런던으로 갈 수 없게 만듭니다. 영국군이 친구를 죽인데다가, 런던에 가는 기차를 타려다가 영국군의 행패를 보고 그냥 떠날 수가 없어서, 아일랜드에 머물러 함께 싸우기로 합니다.
데이미언의 형 테디(패드레익 딜레이니)의 주도 하에 청년들이 뭉쳐, 아일랜드를 극심하게 괴롭히는 영국군에 대항합니다. 데이미언과 테디는 각별한 친형제 사이로 그려집니다.
영화는 청년들이 대항하고, 싸우는 모습을 정면으로 담았습니다. 보기 힘들 정도의 비극적인 모습들인데, 영화는 그것을 아무런 판단 없이 감상적인 면 없이, 담았습니다. 역사의 한 장면을 떼어 보는 듯하게 사실적으로 담았는데, 여기에서 식민지 국가의 애환이 바로 느껴집니다.
비극을 낳는 비극
망설이지 않는 연출영국군이 물러나긴 하지만, 아일랜드는 독립하지 못합니다. 영국의 자치령으로 존재하게 된 것으로 일단락된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아일랜드와 영국의 싸움이 아니라, 아일랜드와 아일랜드의 내전이 됩니다. 특히 그렇게나 각별했던 데이미언과 테디의 의견이 갈라집니다.
영화는 이를 통해, 선택의 갈림길에서 무를 수 없는 선택을 하고 그 길로 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데이미언은 독립이, 테디는 타협이 살 길이라고 생각해, 각자의 길로 갑니다. 영국군과 싸웠던 모습은 이제 이들간의 싸움으로 재현됩니다. 영국군과 치열하게 싸웠던 만큼 이들은 서로 간 다시 치열하게 싸웁니다. 이들 싸움엔 타협도 없습니다. 이로써 영화는 완벽한 비극을 만들어 냅니다.
특히 연출자가 이 영화를 바라보는 방식이, 무섭도록 서늘합니다. 처음에는 국가 간 그리고 아일랜드 민족 간, 그 안에서도 이웃 간 친구 간 가족 간으로 좁혀 들어가면서 갈등을 심화하는데, 영화는 그 갈등을 바로바로 해소해 버립니다. 사실적인 방식으로, 비극적인 방향으로.
이들의 모습, 이들의 선택을 어떻게 볼 것인지 그리고 분노와 연민 등 감정을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지 모두, 영화는 감상자의 몫으로 남겨 둡니다. ‘비극’이라고 이름 붙일 수 밖에 없는 아일랜드 역사의 한 장면을 뚝 떼어 보여 주는 영화입니다. 시작도 끝도 없는, 인간 세계의 어떤 과정 속 비극을, 꼭 그렇게, 현실적으로 연출한 영화입니다.(사진출처:다음영화)https://tv.kakao.com/v/894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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