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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라니. 영화 '소년들'영화 후기 2024. 2. 17. 10:57반응형SMALL
실화를 바탕으로
경찰, 피해자, 가해자, 권력의 이야기
소년들(2020)_정지영
영화는 1999년 ‘삼례 나라슈퍼’ 강도 살인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당시 특정 경찰의 강압으로 가해자로 몰려 살인죄를 쓰고 수감된 세 소년들, 그들이 무죄를 인정받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황준철(설경구)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는 미친개로 불릴 정도로 집요한 경찰로, 영화는 준철을 중심으로 ‘삼례 나라슈퍼’ 사건을 풀어 갑니다. 끝난 사건이었지만 그는 사건 진범에 관한 제보를 받고는 그 일에 집중합니다.
영화는 시간대를 옮겨 가면서 이야기를 펼칩니다. 1999년 사건 당일이었다가 그로부터 몇 년 후였다가 혹은 17년이 지난 시점이었다가 하면서, 순차적이지 않게 다만 사건과 그 흐름에 대한 이해가 쉽도록, 이야기를 구성해 보여 줍니다.
기본적으로 영화는 준철을 따라갑니다. 그가 어떤 경찰인지, 경찰 생활을 어떻게 하고 있고 어디로 발령을 받아 일상적인 업무를 하는지 등, 역시 시간대를 옮겨 가면서 비춥니다. 그렇게 영화는 ‘경찰 황준철’에 집중하다가는 ‘삼례 나라슈퍼’ 진범 제보를 받은 후 주요 이야기를 다시 펼치고, 또 그 사건 ‘재심’을 준비하면서 주요 이야기를 연장해 마침내 결과를 나타내는 흐름입니다.
분명한 가해자, 그리고 피해자들
감정 가득 재심 재판정
1999년 ‘삼례 나라슈퍼’ 사건의 피해자는 윤미숙(진경) 등 슈퍼집 가족, 가해자는 세 소년으로 보였지만, 알고 보니 세 소년 역시 피해자. 가해자는 따로 있었습니다. 이때 두 종류의 가해자가 있는데 하나는 실제 범행을 가했던 세 청년이고 또 하나는 경찰 최우성(유준상)입니다.
영화는 이 사건을 통해 잘못된 권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 권력이야말로 최대 가해자로, 최우성 등 가해 인물들이 끝까지 반성 없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준철, 미숙, 청년이 된 세 소년 외 주변 인물들 모두 그 권력에 대항하는 모습이고, 그 모습이 바로 ‘소년들’이 무죄 판결을 받게 되는 과정입니다.
그 권력 때문에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고 소년들과 진범들 모두 제대로 된 진술을 하지 못한 상황. 또 시간이 흘러 공소시효도 끝난 마당이라 재심에 관한 준철과 미숙의 의견도 갈리고, 우성의 경찰 권력에 대항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영화는 ‘드라마’로서 이를 풀어내 재심에 이르도록 합니다. 그리고 그 재판정에서 가해 권력의 실체와 진범이 드러나며 ‘소년들’은 무죄 판결을 받습니다.
후반부 재판정 장면은 꽤 감정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격앙된 검사와 증인 등. 그리고 변호사의 감정적인 질문 등. 담백하게 진행되었던 이야기가 재판정에 이르러 다소간 다른 면을 띕니다. 연기도 그렇지만 대본 자체에 감정이 많이 들어 있고 드라마적인 요소가 들어 있습니다. 일단 우성 외 가해 경찰들이 완벽한 빌런으로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고 정황상 ‘소년들’의 감정이 격앙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영화가 재판정 장면을 드라마의 장으로 만드는 선택을 한 듯 보입니다.
https://tv.kakao.com/v/441793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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