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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 현실과 판타지. 영화 '표류단지'영화 후기 2024. 1. 16. 09:18반응형SMALL
욕심 많게 모두 담은 설정들
신선함과 진부함이 동시에 담긴 애니메이션
표류단지(2022)_이시다 히로야스
철거를 앞둔 아파트 단지가 있습니다. 예전에 코스케와 나츠메가 살던 곳입니다. 그곳에는 유령이 산다는 소문도 있는데, 어쨌든 영화는 그 아파트의 과거와 현재를 그라데이션 한 오프닝으로 시작됩니다.
그렇게 어릴 적 추억을 상기시키는 듯하지만 그건 그저 아파트의 과거와 현재일 뿐 영화는 여전히 어린 아이들을 중심으로 펼쳐냅니다.사건은 코스케와 친구들이 철거를 앞둔 아파트에 가서 놀면서부터 시작됩니다. 코스케는 그곳에서 잠들어 있는 나츠메를 발견하게 되고, 그렇게 한 무리의 또래들이 옥상에 모이게 됩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홍수가 나 아이들이 있는 건물을 제외하고 온 세상이 바다가 되어 그야말로 그곳은 ‘표류단지’가 되는데, 이때부터 영화는 재난 판타지를 그리기 시작합니다.
판타지로 구현된 재난 상황과 추억
너무 많은 것들로 다소 산만해지는 이야기
도움을 요청할 곳도 없는 상황, 먹을 것도 없이 아파트에 갇히게 된 아이들은 서로 싸우기도 하고 생존을 위해 협동하기도 하면서 몇 날 며칠을 함께합니다.
그런 가운데 표류단지 근처로 건물이 지나갑니다. 그 건물은 수년 전 아이들의 추억이 있는 수영장이거나, 백화점 등입니다. 아이들은 그 건물로 건너가서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 보기도 하고 먹을 것을 구해오기도 합니다.https://www.youtube.com/watch?v=I9-YGw_ty6E
이렇듯 영화는 추억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건물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사라져가는 아파트에서부터 시작해 판타지로 재난 상황을 만들어 아이들의 우정을 결속시키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그 안에서 과거의 기억들을 꺼내는 것입니다.
특히 나츠메가 과거를 그리워하는 인물입니다. 코스케와 같이 크면서 할아버지를 많이 좋아했기에 할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옛날 아파트에 있었던 것이었고, 그곳에서 아파트의 유령 ‘놋포’를 만나게 되어 놋포 때문에 아파트가 ‘표류단지’가 되었던 것입니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 현실과 판타지를 모두 엮으면서 과거의 인물로 할아버지를 등장시키고, 식물인 인간이면서 역시 과거를 그리워하는 판타지 인물 놋포와 이후 또다른 판타지 인물을 등장시키는 등, 다소 산만한 연결 구조를 가지고 진행됩니다.
전체적으로는 건물과 인물에 대한 추억이 판타지 재난 상황을 불러내어 아이들을 결속시키고, 과거를 떠나 보내며 한층 성장하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이러한 설정이나 이를 표현하는 효과 등 의도한 바가 신선하고 좋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 정돈이 덜 되어 보이고, 나츠메를 중심으로 하는 인물들의 소통이 너무 신파적이고 고루하게 담긴 면은 아쉽습니다.
추억이 깃든 판타지 재난 상황을 통해서 아이들의 우정과 협동을, 과거와 이별하는 방법을,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표류단지’입니다.'영화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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