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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악 표현 어려워. 영화 '선과 악의 학교'
    영화 후기 2024. 1. 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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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수효과와 의상 등으로 화려한 장면 연출
    전형적 동화 스토리를 엮은 서사의 서론

    선과 악의 학교(2022)_폴 페이그

     



    영화는 소피(소피아 앤 카루소)와 아가사(소피아 와일)가 ‘선과 악의 학교’에 들어가는 과정과 그 안에서의 경험을 담았습니다. 그 학교에서의 본격적인 이야기이기보다는, 앞으로의 일들을 펼치기 위한 서론의 성격이 강합니다. 그래서 영화는 소피와 아가사의 성장 배경부터 학교에 들어가게 된 과정, 그 학교의 역사와 모습과 성격 등을 충실히 보여줍니다.  

     

     

     

    ‘선과 악의 학교’는 선과 악의 균형을 지키기 위해 선인인 히어로와 악인인 악당을 양성하는 학교인데, 이 이야기 자체가 동화입니다. 즉 영화를 설명하는 듯한 내레이션이 곧 영화 안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목소리와 동일한 것입니다. 이는 영화의 특이점으로, 영화 속 이야기 자체가 판타지임을 알리면서 다양한 동화들의 이미지를 끌어와 선과 악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자신이 선인이라고 굳게 믿는 소피가 악의 학교에 가게 되고, 남들이 악인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아가사가 선의 학교에 가게 되면서, 두 사람이 바뀌었다고 생각해 이를 해결하려는 과정 중, 선과 악의 이분법적 논리로 돌아가는 학교의 모습과, 이를 뒤에서 주무르는 ‘악’ 라팔(키트 영)의 힘으로 더욱 강력해진 악을 ‘진정한 사랑’으로 이겨내는 내용입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화려한 특수효과와 비주얼
    명확하게 표현하기 힘든 소재와, 그 표현

    영화는 첫 장면부터 마법을 사용하는 특수효과를 자랑하며 시작됩니다. 영화 전반적으로 특수효과로 표현하는 장면이 많아, 시각적으로 화려합니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의상도 그 화려함에 한몫 합니다. 

    선의 학교 사람들은 고전동화에서나 볼 법한, 힘이 잔뜩 들어간 예쁘고 화사한 드레스를 입고 한껏 치장한 모습입니다. 반대로 악의 학교 사람들은 검정색 옷을 입고 추한 모습을 유지합니다. 

     

     

    이렇듯 미와 관련된 것은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이기도 한데, 아름다움과 추함을 각각 선과 악으로 규정하고 있는 잘못된 생각들이, 잘못으로 표현되기보다 그 비주얼 효과로 오히려 강조되는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기가 힘든 채로 화려한 장면들에 이끌려 영화를 보게 됩니다. 

    이는 애초에 선과 악 자체가 명확하게 표현하기 힘든 소재인 데다, 판타지영화로서 관객에게 시각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는 강박 아닌 강박 때문에, 선과 악의 구분 혹은 선과 악의 구분 없음이 명확하게 전달되지 못한 것일 수 있습니다. 

    또한 선과 악의 대립으로 인한 싸움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싸움으로부터 일단 선이 표현되기 힘든 면이 있고 인물들 역시 아가사를 괴롭히는 등 악과 그다지 구분되지 않는 면이 있습니다. 

     



    악 역시도 인물들의 비주얼로 표현되기 때문에 다소 의아한 면이 있는데, 이러한 내용을 통해 관객 스스로 선과 악의 흑백논리는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채기는 조금 힘들어 보입니다. 여기에 악은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없으므로 소피아가 키스를 해야 한다는 동화적 설정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이에 내용을 떠나서 이 영화 자체가 선과 악의 구분은 없다, 그 구분은 힘들다는 것에 대한 결과물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영화는, 영화 안에서 하나의 ‘동화’를 쓰고 있다는 점, 그리고 선과 악이 우리가 아는 착함과 나쁨이 아니라 단지 선의 개념과 악의 개념을 수호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받아들일 때 설득력 있는 판타지로 다가올 듯합니다.

     

    https://tv.kakao.com/v/43288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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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