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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고의 숭고함. 영화 '행복한 사전'
    영화 후기 2024. 1. 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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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어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사람들의 노고
    15년에 걸쳐 만들어진, 사전

    행복한 사전(2013)_이시이 유야

     



    영화는 사전을 만드는 사람들의 시간을 담았습니다. 때는 1995년 아날로그 작업이 한창인 때입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단어들을 수집하고, 그 단어들을 다른 단어들로 정의하고, 온전한 수작업으로 단어들을 완벽하게 써 내려가는 일들이 장면에 담깁니다. 

     

     

     

    그 작업의 노고는 동시에 작업의 묘미가 되고, 이 영화의 의미가 됩니다. 사전을 편집하는 부서의 사람들은 매일 매순간 온갖 단어들과 함께하면서 ‘다도해’라는 사전을 완성하게 됩니다. 무려 15년에 걸쳐서, 완성합니다. 사전을 만드는 일을 인생의 과업으로 삼은 듯, 이를 중심으로 인물들의 인생도 흘러갑니다. 

    주요 인물은 마지메 미츠야(마츠다 류헤이)입니다. 마지메는 본래 영업부에 있었지만 사전편집부로 스카우트 됩니다. 그리고 사전편집부에 근무하지만 오히려 영업이 적성에 맞는 듯한 니시오카 마사시(오다기리 죠)는 사전 발행을 위해 부서를 옮기는 선택을 합니다. 

     

    마지메 미츠야(마츠다 류헤이)

     


    한편 마지메는 하숙집 손녀 하야시 카구야(미야자키 아오이)와 사랑에 빠지고, 그러면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정의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사전을 만드는 데 일생을 쓴 오랜 편집부장 토모스케 마츠모토(고 카토)는 이번 사전이 발행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죽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들 속에서 영화는 사전을 위한 작업 뿐 아니라 인물들 간의 애틋한 정서와 일을 대하는 숭고한 태도를 담았습니다. 

     

    극도로 소심한 완벽주의자 캐릭터 표현
    아날로그 편집실과 그 노고의 표현

     

    인물 마지메는 그 캐릭터 표현으로 특히 눈에 띕니다. 영업과는 전혀 맞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단어를 정의하는 데 있어서는 너무도 완벽한 데다가 여기에 더욱 완벽을 기하는 모습으로, 사전을 만들면서도 온 세상의 흥망이 거기에 담겨 있는 듯 극도의 책임감과 장인정신을 발휘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자기자신을 표현하는 것에는 너무도 서툰 나머지 극도로 소심한 성격을 보이는데, 이 덕분에 특별하고도 정이 가는 인물 캐릭터가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마지메의 일과 사랑, 동료애, 그리고 사전에 온몸과 온정신을 쏟는 시간들이 정성스럽게 담긴 영화입니다. 

     



    한편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단어들과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새로운 단어들을 수집하고 정의하고 정리한다는 것은 오랜 기간과 수고가 들어가야 하는 일인데, 특히나 이 영화는 작업이 디지털화 되기 이전 시점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그 아날로그 수작업에 경의를 표하게 되는 장면들로 가득합니다. 덕분에 사전 편집이라는 소재가 더욱 생생하게 살아나게 되었습니다. 

    겉으로 크게 드러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너무도 중요한 일을 하며 살아간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영화입니다.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 또 그 의미를 실현하는 각자의 특별한 인생의 숭고함이,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과 수고와 함께 빛을 발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 ‘행복한 사전’입니다.

     

    https://tv.kakao.com/v/56217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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