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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아하는 엄마 돌봄. 영화 '툴리'
    영화 후기 2024. 1. 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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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엄마의 육아 현실과 그 감정들
    내면의 갈등과 바람의 표현

    툴리(2018)_제이슨 라이트만

     



    마를로(샤를리즈 테론)는 어린 두 남매와 곧 태어날 뱃속의 아이까지, 삼남매의 엄마입니다. 혼자 아이들을 키우면서 지친 상태로 반복적인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둘째 아들은 특히 예민한 터라 돌보기가 쉽지 않은데, 어쨌든 아이들과 함께하는 게 전부인 마를로의 일상에서 현실감이 느껴집니다. 

     

     

     

    셋째 아이가 태어나자 마를로의 일상은 더욱 피곤해졌습니다. 어떻게든 보모를 두지 않고 아이들을 키우려고 했지만, 가족의 조언대로 야간보모를 두게 됩니다. 그 야간보모가 바로 툴리입니다. 

     


    툴리(맥켄지 데이비스)는 스물여섯의 젊은 여성 보모로, 활기를 잃은 마를로와 달리 아주 생기가 넘치는 따스한 사람입니다. 툴리 덕분에 마를로도 보다 수월하게 아이들을 돌볼 수 있게 되고, 툴리와 친구처럼 소통하면서 점차 활기를 얻게 됩니다. 

    돌봄이 필요한 ‘엄마’의 현실 대변

    점차 변화하는 마를로를 보면서, 나를 돌본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게 됩니다. 늘 돌보는 역할을 하고 있는 마를로 역시, 실은 누군가의 돌봄이 매우 절실했던 것입니다. 다만 겉으로 조금 나아졌다고 해서 정말로 괜찮은 것은 아님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는 심신이 모두 지쳐 스스로 컨트롤하기 힘든 상태에 몰린 ‘엄마’의 현실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특히 배우에게서 마를로의 심리 상태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지친 모습, 감정 컨트롤이 안 되는 모습,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 툴리를 보는 부러움의 눈빛 등으로 마를로의 미묘하고 복합적인 심리가 잘 드러나 있고, 카메라 역시 이러한 순간적인 감정들을 명확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마를로는 툴리와 몰래 외출을 하게 되고, 툴리가 더이상 일을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 멘탈이 흔들리다가 사고로 입원을 하게 되는데, 이때 마를로의 절망감이 인상적입니다. 어떻게 내가, 혼자서 다시, 육아를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돌아오는 대답은, 매일 하던 대로, 하던 일을, 반복하면 된다는, 너무 답답하지만 뻔한 답변이, 마를로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한편 마를로와 같은 ‘부모’이지만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다른 강도로 육아를 하는 남편 드류(론 리빙스턴)의 대사가, 아리게 다가옵니다. 마를로는 병원에서 과로 진단을 받고, 그 상황에서 드류는 마를로가 보모를 둔 이후에 ‘괜찮아졌었다’고 말하는데, 이렇듯 영화는 가장 가까운 사람조차 알아채기 힘든 그 고통을 세밀하게 그려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나를 소환하다

     



    마를로는 자신의 힘듦을 극복하고자 과거의 자신을 소환했습니다. 즉, 영화 속 ‘툴리’는 마를로 자신이었습니다. 마를로는 툴리를 통해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비추어 보면서, ‘엄마’ 생활로 잃어버린 듯 하지만 여전히 마음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본래의 ‘나’를 꺼냈던 것입니다. 

    툴리를 통해 마를로의 내면의 갈등과 바람들이 표현된 영화입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에서의 적절한 도움과, 해소되지 않는 지속적인 힘듦에 대한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힘든 ‘엄마’들을 이해하며 위로하는 영화 ‘툴리’입니다. 

     

    https://tv.kakao.com/v/392554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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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