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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이한 이야기. 영화 '더 원더'
    영화 후기 2023. 12. 3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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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적 배경과 분위기 속 신성과 상식
    종교적 비상식과 사실을 기이한 분위기로 표현

    더 원더(2022)_세바스찬 렐리오

     

     


    영화는 독특한 오프닝으로, 1862년의 이야기로 향합니다. 영화가 촬영되는 세트장을 비추면서, 정말로 있었을 법한 이야기 속으로 관객을 초대한다며, 한 세트 안의 인물을 서서히 조명하면서 줄거리를 펼쳐냅니다. 

    잉글랜드의 간호사 리브(플로렌스 퓨)가 아일랜드 시골 마을로 향합니다. 넉 달 동안이나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살아 있다는 한 소녀를 관찰하는 일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 소녀의 이름은 안나(킬라 로드 캐시디)입니다. 

     

    안나가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살아있다는 소문을, 마을의 많은 사람들이 그대로 믿습니다. 안나는 ‘만나’를 먹는다고 말하지만, 리브가 조사해보니 역시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안나와 그 가족의 죄책감으로 그들의 행위에 종교적인 타당성을 붙여 학대를 하고 있는 것과 같았습니다. 

    영화는 이러한 내용을 의심스럽게, 기이하게, 종교적 신성함을 덧붙여, 고요하고 적막한 분위기로 천천히 진행합니다. 그렇기에, 누군가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미스터리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견딜 수 없는 지루함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시대적 배경과 사고를 살려 만든 이야기
    결론은 올바른 구원

     

     


    영화는 죄책감과 종교적인 사고에 매몰되어 비상식적인 일을 하고 있는 인물들, 그리고 이를 그대로 믿거나 이를 의심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사실’이 승리하는데, 이를 통해 마침내 구원을 받게 되는 인물들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구원을 받는 인물에는 안나 뿐 아니라 안나를 실질적으로 구하는 리브도 포함됩니다. 그리고 이는 비상식에 매몰되어 있던 모든 인물들을 구원한 것과도 같습니다. 특히 리브는 아이를 잃은 상실감을 가진 인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안나를 구하면서 자기자신도 스스로 구원하는 의미가 됩니다. 

     

    특히 1862년 아일랜드라는, 실화는 아니지만 꽤 구체적인 배경으로 설정하면서 당시의 모습을 재현한 점이 눈에 띕니다. 그때 그곳의 풍경과 인물들의 의상, 소품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조화를 이루는 자연과 색감 좋은 장면들이 하나의 ‘효과’가 되어줍니다. 

    영화는 특별한 사건이나 행적을 도드라지게 표현하기보다는 안나의 상황과 그 기이함에 초점을 맞춘 ‘분위기’로 이야기가 흘러가기에, 그 분위기에 온전히 젖어들 수 있다면 효과적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을 터이지만, 반대로 그 낯설고 고요한 분위기가 영 적막하고 길게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엔딩을 통해 ‘안’과 ‘밖’이라는, 영화의 줄거리와 ‘구조’를 이용한 메시지를 심오하게 전달하기도 합니다. 영화는 이렇듯 미스터리에 집중하면서 매우 진지하게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시대적 배경과 그때의 상식 혹은 비상식의 사고, 그리고 구원에 관한 이야기를 영화 밖의 시선을 이용해 구조적으로 독특하게 표현한, 영화 ‘더 원더’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gdxGSYn7T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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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