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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 현타 올 때.. 영화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
    영화 후기 2023. 12. 1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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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세상이 심기를 건드리는 기분일 때
    온갖 생각과 상상으로 자신이 잠식될 때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2017)_마이크 화이트

     



    영화는 솔직하기 힘든 솔직한 심정을, 매우 솔직한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영화입니다. 자신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성공한 것 같고 이제는 이를 만회할 시간마저 부족해 보여, 대사 그대로 ‘온 세상이 심기를 건드리는 기분’인 브래드(벤 스틸러)의 상태가, 브래드 본인의 생각을 실시간으로 읊는 내레이션을 통해 전달됩니다. 

     

    이를 정제하지 않고 대사로 그대로 내보이는 것도 그렇고, 그 대사를 바탕으로 하는 상상을 장면으로 만든 것도 그렇고, 가공하지 않은 솔직함이 공감을 불러 일으키며 끝내 브래드와 관객 간 위로를 주고받게 하는 영화입니다. 

     

    브래드(벤 스틸러)

     

     

    브래드는 마흔 일곱,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며 아내 멜라니(제나 피셔)와 아들 트로이(오슬린 에이브람스)와 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브래드는 트로이의 대학 투어 일정을 앞두고 잠 못 이루며 상념에 빠집니다.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도, 잘나가는 대학 동창들에 대해서도, 그야말로 의식의 흐름대로 생각하면서 자기자신을 스스로 깎아내립니다. 여기에 현실에 대한 걱정도 더해집니다. 

     

    브래드,트로이(오슬린 에이브람스)

     


    트로이와 투어를 가면서는, 트로이가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는 성적이라는 말에 일순간 생각이 전환되어 행동마저 달라지는데, 아들 덕을 보는 상상으로 혼자 김칫국을 마시기까지 하며, 싫어하던 동창에게 연락해 도움을 청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영화는, 현재가 인생 정체기라고 느끼며 만족하지 못한 채 걱정이 한가득인 한 취약한 인물의 심리를 들여다봅니다. 

    괜찮아요, 사랑해요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브래드의 시점으로, 브래드의 목소리로, 그의 생각과 상상을 여과없이 펼쳐냅니다. 열등감이 그대로 보일 때도 있고,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는 경우도 있고, 어떻든 불만족하는 모습이 겉으로 드러나면서 이를 트로이가 전해 듣게 됩니다.  

     

    이때 트로이가 브래드에게 하는 말은 사랑한다는 말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은 그다지 브래드에게 그다지 관심이 없으니 거기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단순한 메시지였습니다. 또한 브래드는 트로이와 함께 음악을 감상하면서 그 아름다움에 감동하며 자신을 깨우치게 되는데, 영화는 이를 통해서 브래드의 모든 상념을 정리해줍니다. 

     



    브래드의 대사에 따르면, 자신을 추켜세우거나 비하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써버렸다고 합니다. 이러한 때를 겪고 있을 이들에게 영화는 브래드를 통해, 곁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집중하라고, 다 괜찮다고 위로를 건넵니다. 

    한 인물의 솔직한 심정을 완전히 내보이는 가운데, 말미에 이르러 작지만 큰 울림을 선사하며 마음을 데우는 영화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입니다. 

     

    https://tv.kakao.com/v/376628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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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