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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매의 스키, 인생 여정. 영화 '오프 트랙'
    영화 후기 2023. 12. 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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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 남매, 가족의 인생이 담긴 드라마
    스키로, 함께, 힘든 시기를 넘어가는 이들

    오프 트랙(2022)_모르텐 클링베리

     


    영화 ‘오프 트랙’은 가족드라마와 스포츠를 엮은 내용으로, 등장하는 인물이나 사건이 드라마의 소재로써 평범한 듯하면서도 감정의 흐름과 그에 따라 흘러가는 드라마가 매끄러워 흡입력 있게 다가오는 영화입니다. 

    엄마로써 자격이 부족해 보이는 여동생 리사(카티아 윈터)와 아이가 생기지 않아서 아내와의 관계가 삐걱거리고 있는 오빠 다니엘(프레드리크 할그렌)이 가장 중심이 되는 인물입니다. 

     

     

    리사는 딸이 있지만 생활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불안한 상태라 양육문제로 복지국이 주시하고 있고, 다니엘은 없는 아이 때문에 부부와의 관계가 나빠지는 주객전도의 상황에 놓여 있는 상태입니다. 

    이때 리사가 다니엘의 집으로 들어오게 되고, 다니엘이 스키를 권하면서 함께 운동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리사는 얼떨결에 석 달 후 열리는 스키 9km 대회에 출전하기로 하면서 훈련에 임하게 됩니다. 그렇게 대회 당일 결승선을 끊기까지 두 인물의 드라마가 펼쳐집니다. 

    매끄럽게,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드라마

    영화의 장점은 물 흐르듯 흘러가는 이야기와 그 안에 있는 인물들의 감정입니다. 아주 극적인 상황이 발생해서 그것을 해결하거나 극복하는 드라마가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각자의 문제들이 스키를 타는 과정과 그렇게 지나가는 시간에 기대어 자연스럽게 꼬인 매듭이 풀어지게 되는 드라마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AD8V2Uxwd0

    자막 예고영상이 없군요...

     

    특히 리사와 다니엘의 감정에 몰입됩니다. 아주 일상적이면서도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을 어두운 감정들이 그들의 표정에 스칠 때면 어쩐지 그 마음을 진심으로 알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그만큼 인물이 매우 깊이 있게 표현되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다이내믹하게 움직이는 감정이 아니라, 이미 충분히 내재되어 있는 감정의 펼침과 흐름이 보이는 것입니다. 

    영화는 이렇듯 리사와 다니엘을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이들 주위의 인물들도 톡톡한 역할을 해줍니다. 리사에게는 딸이, 다니엘에게는 아내가, 그리고 그 외에 리사와 스키를 타면서 구면으로 만난 경찰과 경찰의 할머니, 다니엘이 선망했던 스키어, 뜻하지 않게 다니엘과 리사의 연결고리가 되어주는 한 택시기사가, 이들의 매듭을 푸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놓여 있습니다. 

    또한 스포츠정신이 깃들어 승리를 거머쥐는 그러한 의미의 스키이기보다는, 스키를 타는 것과 대회에 도전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동을 그려낸 영화이기도 합니다. 힘들지만 훈련을 하고, 어렵지만 도전을 하고, 결승선을 통과하기까지 정해진 길이나 속도에서 벗어나지만 그럼에도 완주한다는 것 혹은 완전히 길을 잃었음에도 사랑하는 이의 도움으로 길을 찾아 가게 된다는 것으로 인생을 축약해 보여주는 영화인 것입니다.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가는 것만으로 충분히 드라마에 젖어 드는, 그들의 감정과 생각과 인물들 간의 만남 그리고 스키와의 만남이 하나의 줄기가 되어 매끄럽게 흘러가며 감동을 전하는 영화 ‘오프 트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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