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구별 말고 조화롭게. 영화 '모노노케 히메'
    영화 후기 2023. 12. 5. 12:02
    반응형
    SMALL

    이분법적 구별이 아닌 조화의 목적
    인간과 자연의 필연과 그 아름다움 표현

    모노노케 히메(1997)_미야자키 하야오

     



    이 애니메이션에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한 깊은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인간 때문에 피해를 입은 자연과 인간의 대립 구도를 잡는 것 같으면서도, 이를 서로의 적으로만 두지 않습니다.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인간 세상의 인물 아시타카와 자연 세상의 인물 모노노케히메를 두어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아시타카

     

    먼저 아시타카가 사는 마을에 재앙신이 되어버린 멧돼지가 출몰하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재앙신이 되었다는 건 자연의 한과 증오를 품게 된 것이고, 이는 인간이 그렇게 만든 것으로, 자연과 인간 세계의 대치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아시타카 역시 그 재앙신에게 해를 입힌 영향으로 저주를 받게 됩니다. 

    이에 아시타카는 마을을 떠나고, 영화는 그 여정을 함께합니다. 아시타카는 본래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동물신들의 영역인 사슴신의 숲으로 향하게 되는데, 그 여정 속에서 영화는 정령이 살아 있는 자연의 신비한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철을 생산하고 총을 만드는 에보시의 마을을 거치게 해, 아시타카를 인간과 자연의 중간 지대에 놓이도록 합니다. 



    하나로 규정하지 않음에서 오는 장엄한 세계관

    영화는 싸움의 연속입니다. 한 부족과 다른 부족의 싸움에서부터 철(힘)을 가진 인간과 그것을 빼앗고자 하는 인간, 힘을 갖기 위해 자연을 해치는 인간과 이들에게 위협 당하는 자연, 또 신의 머리를 베고자 하는 인간과 신 사이의 싸움입니다. 

     

    그런데 이 싸움들 안에는 서로에 대한 보은이 얽혀 있어서, 모든 이들이 서로의 적이지만 적이 아니라는 특이점이 있습니다. 

     

    모노노케히메


    인간이지만 동물신의 도움으로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모노노케히메는 물론이고, 인간인 에보시와 자연의 편에 있는 모노노케히메의 싸움에서 모노노케히메를 도운 인간 아시타카, 그리고 아시타가가 도운 사람들이 다시금 그를 돕는 보은의 관계를 통해 영화는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또 같은 인간들끼리 싸우는 것처럼, 같은 자연 안에서도 갈등이 있습니다. 인간을 해쳐서 힘을 얻자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이 있는 것입니다. 영화 안에서도 한 인물이 아시타카에게 ‘너는 누구 편이냐’고 묻는데, 이처럼 영화는 편을 가르지 않고 각자의 위치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한편 궁극의 자연을 의미하는 사슴신은 생명과 죽음을 동시에 주관하는 존재로 나옵니다. 신조차도 하나로 규정하지 않고 모든 것을 포괄하는 존재로 표현함으로써 영화의 세계관이 깊고 넓어지게 되었습니다. 자연과 인간의 이분법적 대결로 해석할 여지 없이 흘러가는 이야기가 영화 전체를 보다 복잡하면서도 신성하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모노노케히메는 여전히 자연에, 아시타카는 다시 인간의 마을에서 서로 소통할 것이라는 결말이 인간과 자연의 공존과 조화의 메시지를 던지는데, 바로 그 메시지를 위한 애니메이션이 바로 ‘모노노케히메’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OiMOHRDs14

     

    댓글

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