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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휘관이었고, 사랑꾼이었다. 영화 '나폴레옹'
    영화 후기 2023. 12. 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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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폴레옹의 전투와 조제핀과의 사랑
    시간 순으로 담담하게 담아낸 전기 영화
     
    나폴레옹(2023)_리들리 스콧
     

     
     
    영화는 프랑스 혁명 직후의 혼란을 담으면서 시작한다. 단두대 처형과 광기에 가깝게 고양되어 있는 시민들의 모습, 그리고 공포 정치를 했던 로베스피에르의 죽음까지, 영화는 혼돈의 시기였던 당시 모습을 재현하면서 나폴레옹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나폴레옹(호아킨 피닉스)

     
     
    나폴레옹(호아킨 피닉스)은 포병대를 이끌었던 장군이었다. 그는 영국 함대를 물리친 툴롱 전투 후 자신의 지위를 올려 나간다. 특유의 묵직함으로 조용하게 ‘딜’을 해가며 전투에서 승리하고 명예를 거머쥔다. 그렇게 나폴레옹은 일인자의 위치에 오른다. 
     
    그러한 나폴레옹의 모습을 진중하게 담는 한편으로 영화는 그의 사랑에 주목한다. 상대는 조제핀(바네사 커비).
     

    조제핀(바네사 커비)

     
    나폴레옹은 조제핀을 사랑하게 되고, 거래를 성사시키듯 조용하지만 묵직한 구애로, 조제핀과 결혼에 성공한다. 
     

     
     
    균형감 있게 표현된 인물의 역사
     
    영화는 나폴레옹의 일과 사랑을 고루 담고 있다.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으려 한 모습이다. 
     

     
     
    나폴레옹의 일 측면에서, 포병대라는 특징을 살려 포탄을 투하하는 등의 전투 모습으로 거대한 스케일을 표현했다. 툴롱, 이집트, 설원의 얼음판, 워털루 등의 집중 전투 장면을 포함해 군사들과 함께하는 전쟁 여정이, 나폴레옹의 지휘관 면을 부각시키면서 담겨 있다. 
     
    이때 나폴레옹은 상당한 무게감을 가지고 있고 매우 진중하면서도 기지가 있는 인물로 표현된다. ‘지휘관’으로써의 자격이 있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려는 듯, 혹여 ‘영웅’이라 비칠 수 있을 표현들을 덜어낸 모습이다. 인물에 대한 판단을 최대한 배제한 듯 보인다.
     

     
     
    나폴레옹의 사랑 측면에서는, 매우 한결같은 모습을 보이지만 그의 욕심 때문에 기어이 헤어지고 마는, 그렇지만 끝까지 인연을 유지하는, 지금 시점으로 볼 때 다소 기이한 관계를 끝까지 유지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조제핀이 나폴레옹의 유일한 사랑인 건 맞는데, 결국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결혼을 파기하고 ‘친구’라는 이름으로 관계를 유지했던 것이다. 
     

     
    프랑스, 군대, 조제핀
     
    영화는 나폴레옹이 유배지에서 사망한 시점을 끝으로 마친다. 그러면서 그가 말한 중심 단어인 ‘프랑스’, ‘군대’ 그리고 ‘조제핀’을 소개하며 매듭짓는다. 즉, 이 영화는 나폴레옹의 삶이 프랑스, 군대, 조제핀 이 세 단어로 설명된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 만들어진 영화인 것이다. 
     
    그만큼 영화는 나폴레옹의 주요 전투들을 볼거리로 삼으면서 그 사이사이에 조제핀과 사랑인지 애착인지 모를 그 관계를 강렬하게 묘사했고, 조제핀이 나폴레옹의 서사에 당연히 종속되어 있지만 너무 그렇지는 않게 느껴지도록, 나폴레옹의 편지 내레이션이나 짧은 만남 또는 소식을 통해서 계속해서 조제핀의 존재를 상기시키고 있다. 
     

     
     
    한편 과거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1492 콜럼버스(1992)’를 보면 해당 인물을 미화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 그랬던 감독의 최근 전기 영화가 어떨지 궁금한 마음으로 이 영화를 봤을 때, 많이 담백했다. 가치 판단이 없었고, 이를 뒷받침하듯 나폴레옹 인물의 언행은 매우 무겁게 표현되었다. 또한 주변 인물의 입이나 역사적 사실 소개를 통해 나폴레옹이 영웅으로 보일 수도 있을 면모들을 상쇄한 모습이었다.
     

     

    음악 또한 샹송, 섬세한 클래식 피아노곡, 웅장한 연주곡이나 합창곡 등 다양하게 쓰였는데, 이것이 서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또 의도적이지도 않게, 그 상황 자체를 효과적으로 연출하도록 쓰이면서 내용상 어떤 가치 판단을 하지 않으려는 데 일조한 듯 보였다. 

     
    영화 ‘나폴레옹’은 12월 6일 개봉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ROl3dZE5rk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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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