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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짠한데 왠지 기분이 안 좋은; 영화 '고속도로 가족'
    영화 후기 2023. 12. 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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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처 입은 가족들 삶의 여러 면
    소재와 주제에 정이 담긴 영화

    고속도로 가족(2021)_이상문

     



    영화는 휴게소를 전전하면서 살고 있는 한 가족을 먼저 조명합니다. 그들이 사는 방법은 휴게소에 들른 사람들에게 이만원의 돈을 꾸어 끼니를 때우고 근처에 텐트를 치고 잠을 자면서 하루하루 지내는 것입니다. 

     


    기우(정일우)와 지숙(김슬기) 부부, 어린 두 남매 은이(서이수)와 택(박다온) 그리고 뱃속의 아이까지 같이 노숙생활을 하는데, 그들은 그다지 불행해 보이지 않습니다. 가족애로 똘똘 뭉쳐 있는 모습입니다. 다만 이들이 사는 방식에 대해서 관객으로써 의문을 품게 되고, 크게 공감은 가지 않는 상태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러던 중 새로운 인물이 이들 앞에 등장합니다. 중고 가구를 매입하는 일을 하는 영선(라미란)입니다.

     

     

     

    영선은 해맑은 기우 가족과 달리 다소 침울한 모습으로 사연이 있어 보이는데, 그런 영선이 기우 가족을 도왔다가 다시 만나 그들이 수상하다는 점을 알고 신고하면서, 기우 가족과 영선의 가족 모두가 균열과 합병을 경험하게 되는 내용입니다. 

     



    그들은 왜, 그런 선택을 한 걸까
    공감보다 이해, 동정보다 안타까움


    화면 속에서 보이는 인물들 한 명 한 명, 일원으로써 그들을 보면 크게 이상한 부분은 없습니다. 특히 기우 가족을 볼 때,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이유가 있구나, 그들만의 사연이 있겠지 싶은 아량을 가지고 지켜보게 됩니다. 하지만 일순간 그 마음이 깨지는데, 첫번째는 기우가 다른 사람에게 돈을 얻는 폐를 끼치면서 살아가는 장면에서 그렇고, 두번째로는 임신한 지숙과 두 아이의 교육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에서 그렇습니다. 

     

    기우(정일우)
    지숙(김슬기)

     

     

    기우라는 인물 때문에 이야기가 형성되기는 하지만, 가족을 사랑하면서도 그에 대한 책임은 다하지 않는 모습 때문에 공감까지 되지는 않습니다. 다행히 그 이유가 드러나기는 합니다. 가족과 잘 살아보려고 하다가 사기를 당해 완전히 주저앉아 정신병을 얻게 된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냥 고개를 끄덕이는 것일 뿐이지, 인물에 대한 연민이 느껴지게 되지는 않습니다. 죗값을 치르지 않고 도주하거나 지속적으로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는 모습이 다소 과하게 표현되었기 때문인 듯합니다. 

     



    그렇게 기우라는 인물을 희생시켜서, 영화는 영선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가족의 모습을 화면에 담습니다. 자식을 잃은 슬픔이 있는 영선이 지숙과 두 아이를 품는 모습을 통해서 상실의 아픔이 있는 영선을 이해하게 되고, 더불어 답이 안 보이던 지숙 가족에게 해답이 되어주는 모습에서, 영화의 가장 큰 주제인 가족의 의미를 내보입니다. 

     



    가족이 휴게소에서 지낸다는 흥미로운 설정(실화에서 차용)과 영선의 사연을 통해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유지하면서, 비뚤어진 기우를 통해서는 안타까움을, 영선의 행동을 통해서는 상실과 연민의 인간애를 보여주면서 가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 ‘고속도로 가족’입니다. 

     

    https://tv.kakao.com/v/432816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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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