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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랑 딸! 영화 '더 메들러'
    영화 후기 2023. 11. 2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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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 잃은 슬픔을 기저에 두고, 일상
    모녀의 감정적 밀착과 애정을 표현

    더 메들러(2015)_로린 스카파리아

     



    영화는 마니(수잔 서랜든)의 일상을 비춥니다. 그저 평범한 일상인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남편과 사별했다는 상실감이 기저에 깔려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어쨌든 표면적으로 딸 로리(로즈 번)와 소통하는 것으로 마니의 모든 일상이 표현됩니다. 

     

    마니는 로리가 있는 지역으로 이사해 살고 있고, 따로 살지만 같이 사는 것 못지않게 로리와 일상을 깊숙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로리는 그런 마니가 늘 달갑지는 않습니다. 가뜩이나 일도 남자문제도 만만치 않아 힘겨운데 마니가 시시때때로 연락하니 더욱 힘겹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마니(수잔 서랜든),로리(로즈 번)

     


    마니와 로리의 모습은, 보편적이라면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을 모녀간의 애착관계와 꼭 닮아 있습니다. 서로간 깊은 애정으로 심리적으로나 물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거리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인데, 그도 그럴 것이 두 사람은 각자 남편과 아빠를 잃은 상황을 공유하고 있기에 충분이 그럴 법한 사이가 된 것입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각자 느끼는 것과 대처하는 법이 다르다는 점에서 충돌이 생깁니다. 

    충돌이라고 해도 아주 일시적으로 순식간에 회복되는 정도이지만, 마니의 경우 자신이 겪은 슬픔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외부의 사람들 즉 전자기기 가게 점원이나 로리의 친구, 봉사활동 중 만난 사람 등에게 에너지를 쏟는 모습이고, 로리의 경우 슬픔으로 인해 마니를 보는 것 자체가 힘들고 자신의 삶에 너무 관여하는 마니에게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둘의 충돌은 ‘칼로 물 베기’입니다. 

    이 영화의 제목 ‘The Meddler’라는, 사전적 의미로 ‘간섭(참견)하려는 사람’이라는 것이 이야기 안에 잘 표현되어 있는데, 영화는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슬픔을 겪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살아가고 유지하는 일상적인 모습을 비추면서, 서로 지나치게 삶을 공유하기도 하지만 또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일상 속에서 새로움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sheGxIN7Lk

     

     

    자연스러운 일상적 감정들의 표현

    영화는 특별한 사건보다는 인물들의 일상적인 생활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마니가 남편을 잃은 지 1년이 지난 시점으로, 그 일을 안고 그저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드라마틱한 변화를 다루는 것이 아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마니가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가지는지 보여줍니다. 그 과정 속에 로리와의 소통이 담겨 있고 새로운 인연 지퍼(J.K.시몬스)와의 만남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게 또 일상은 흘러가고, 마니는 본인도 모르게 변화를 겪으면서 앞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장면들이 너무나 일상적이고, 그 속에 인물들의 감정과 그 흐름, 표현이 매우 자연스러워서 마음으로 와 닿는 영화입니다. 무언가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보다, 어떤 가족의 일상을 담음으로써 무언가 그저 나타나도록 한 영화 ‘더 메들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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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