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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튀르키예 가족정서. 영화 '아빠의 바이올린'
    영화 후기 2023. 11. 1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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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장미가 있는 음악이 영화의 고유성을 살림
    다소 감상적이지만 충분히 감동적인 영화

    아빠의 바이올린(2022)_안닥 하즈네다로글루

     


    영화는 먼저 튀르키예의 전경을 비추며, 거리의 악사들과 어린 여자 아이의 공연 그리고 경찰에 정신없이 쫓기는 모습을 담으면서 활기차게 시작합니다. 

    특히 제목에서부터 바이올린을 전면에 내세웠기에 영화가 바이올린과 그 음악을 어떻게 활용할지 궁금해지는데, 영화는 정통 클래식음악에 튀르키예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이국적인 풍을 가미한 음악들로 영화 고유의 정서와 색깔을 살린 모습입니다.  

     

    또한 주요인물들이 모두 바이올린 또는 다른 악기들의 연주자로 등장해, 연주하는 장면들을 다수 보여주면서 음악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며 드라마와 자연스럽게 결합시킨 모습입니다. 

    주요인물은, 거리의 바이올리니스트 알리 리자(셀림 에르도간), 그의 여덟 살 딸 오즐렘(귈리자르 니사 우레이), 알리 리자의 동생이자 오즐렘의 삼촌인 마히르 메흐메트(엥인 알탄 두지야탄), 그리고 마히르의 아내 수나(벨심 빌긴)입니다. 

    기본 줄거리는, 알리가 지병으로 죽고 이후 오즐렘이 마히르를 만나 함께 지내게 되는데, 우여곡절을 거쳐서 오즐렘과 마히르가 진정한 가족으로 함께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오즐렘은 아빠를 잃은 슬픔과 특유의 해맑음으로 인물 자체로써 존재감을 가집니다. 한편 마히르는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이지만 자기자신밖에 모르며 거만하고, 형이 자신을 버렸다는 생각에 가족을 완전히 외면하고 살던 캐릭터입니다. 

    기본적으로 힘이 많이 들어가 있는 인물이고 이 인물의 연주 등 장면에도 작위적으로 힘을 준 모습인데, 그랬던 인물이기에 오즐렘과 만난 이후에 변화하게 되었을 때 마히르 캐릭터의 입체성이 더욱 크고 확실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S7jRCNGK9E


    비장미로 애틋함을 강조하며, 가족애를 뜨끈하게 담다

     

    영화는 활기찬 음악을 비롯해 평온하거나 비장한 음악까지 다양한 분위기의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또는 연주장면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색다른 건, 인물들의 드라마와 긴밀하게 맞물려서 흘러가는 음악들이 대부분 비장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때때로, 흘러가는 드라마나 인물의 감정에 비해 음악이 지나치게 비장하거나 격렬한 느낌이 있어 보이지만, 이러한 구성이나 내용, 연출이 처음부터 결말까지 너무나 꾸준하고 일관적이어서, 그 비장미가 영화 고유의 색깔을 나타내게 된 모습입니다. 

    그 일관성은, 자칫 비장한 힘이 들어가는 바람에 감상적으로 비칠 수 있는 모든 장면들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동적으로 다가올 수 있도록 만들었고, 이에 드라마틱한 이야기와 감정이 살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그 덕분에, 사연 있는 오즐렘 가족의 가족애의 드라마가 좀더 뜨거워지고 좀더 애틋해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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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