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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뭉클해ㅠ 영화 '푸른 노을'
    영화 후기 2023. 11. 16.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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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 후반부를 사는 인물들의 인생 이야기
    사진을 매개로 삶의 아름다움을 표현

    푸른 노을(2017)_박규식

     



    영화는 사진사 남우(박인환)의 모습을 비춥니다. 지금은 누구나 휴대기기로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그런 문화가 조성될 수 없었던 시절부터 사진을 찍어오며 홀로 오래된 사진관을 운영하면서 살고 있는 남우입니다. 

     

    남우(박인환)



    특히 용문산 앞에서 사람들 사진을 찍어주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곤 했는데, 영화는 바로 그 용문산 사진을 매개로 남우의 인생 후반부 이야기를 펼쳐 나갑니다. 

     

     

     

    남우는 십여 년 전 아내와 사별했고,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몇 년만에 찾아온 아들 종하(정은찬)는 남우에게 사진관을 접고 자신의 사업을 지원해달라고 하는데, 이 둘 사이가 썩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종하는 남우 아내의 죽음이 남우 때문이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친구의 장례식까지 다녀온 터라 씁쓸한 기분으로 지내던 중 남우는, 사진관에 온 손님에게 오래된 사진을 건네게 됩니다. 그러면서 손님들이 찾아가지 않은 용문산 사진들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직접 전달하고자 길을 나섭니다. 

     


    사진으로 만나는 사람들의 기억, 인생
    함께하는 인물들과 만드는 새로운 추억


    남우는 먼저 달주(남경읍)에게 사진을 건넵니다.

     

    달주(남경읍)

     

    달주는 개성 있는 캐릭터로, 남우의 우울한 정서를 단번에 삼킵니다. 달주 덕에 만나게 된 은녀(오미희)와도 함께 사진 주인을 찾아 길을 떠나게 됩니다.

     

    은녀(오미희)

     

    그렇게, 뜻하지 않게 인연이 닿은 세 사람의 여정과 각자의 사연들이 펼쳐집니다. 

     



    영화 초반부는 차분하면서도 우울한 분위기입니다. 그러한 분위기를 표현하겠다는 의도가 너무 드러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영화는 충실하게 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그렇게 시작부터 남우의 정서가 영화의 정서가 되어 흘러가는데, 달주가 등장하면서부터 그것이 깨집니다. 잘 어우러지면서 분위기가 전환되기보다는, 달주 캐릭터가 너무 강한 나머지 인물과 장면이 달주에게 잡아 먹히게 된 모습입니다. 

     

    달주..


    이 부분이 앞서 영화가 끌어온 분위기와 너무 달라 어색하지만, 그래도 이후 남우가 달주의 사연을 함께 겪고 은녀의 사연까지 알게 되면서, 또 드라마의 깊이가 진해지면서 에너지의 균형이 맞아갑니다. 

     

    영화 초반부 우울했던 기조는, 남우 옆에 인물들이 함께하고 이들이 같이 사진의 주인을 찾아 또다른 사람들을 만나면서 생기를 띄게 됩니다. 남우는 달주, 은녀와 처음 만난 사이지만, 새롭게 인연을 맺고 사람들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사진을 전해주니 좋아하는 ..

     

     


    그렇게 남우 인생의 마지막이 다가옵니다. 하지만 새로운 인연들로 인해 남우의 마지막이 자신의 의도와 달라지게 되는 모습입니다. 그러면서 영화는 점차적으로 애틋하고 감동적으로 흘러갑니다. 

    영화는 한 인물이 인생의 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스스로 느끼고, 자신이 찍은 사진의 주인에게 사진을 건네는 여정 속에서 경험하게 되는 아름다운 시간을 담아냈습니다. 특히 사진을 매개로 한 점이, 지나가버린 세월과 추억을 더욱 뚜렷하게 나타내고 있어서 아련함을 더하고, 인물과 인물의 만남과 그 인생의 사연들이 뭉클함을 전해주는 영화 ‘푸른 노을’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zToav-vrz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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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