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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트있넹. 영화 '시간은 충분해'
    영화 후기 2023. 11. 1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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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에겐 쏜살같이 지나가는, 시간
    ‘눈 깜짝하면’ 지나가는 시간의 특징을 살린 드라마

    시간은 충분해(2022)_알레산드로 아로나디오

     


    영화는 마흔 살 생일을 맞는 단테(에도아르도 레오)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칩니다. 

     

    단테는 우연한 인연으로 사랑하게 된 알리체(바바라 론치)와 같이 살고 있습니다. 다만 단테는 너무 바빠서 알리체가 마련한 본인의 생일파티에도 늦는 건 물론, 휴가 한 번 쓰지 않고 회사에 나가 일을 하는 삶을 삽니다. 단테가 너무나 바쁘게 살고 그렇기에 알리체와 함께 보내는 시간도 현저하게 적다는 점을, 이야기를 진행시키면서 점차적으로 드러냅니다.

    영화는 단테가 마흔 살 생일 초를 끈 지점부터 본격적으로, 이 영화만의 특색 있는 표현으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그 다음날 눈을 뜨니 일년 뒤 생일날이 되어 있고, 또 어느 순간 눈을 깜빡하니 그 다음 해 생일날이 되어 있는 식입니다. 

    영화는 이렇게 단테의 시간을 삭제하고, 단테를 그동안의 기억이 전혀 없는 상태로 생일을 맞게 하며, 마치 판타지 드라마인 양 느끼도록 합니다. 하지만 가만보면 판타지는 아닙니다. 단테에게 기억이 없을 뿐입니다. 

    이렇게 영화는 단순한 연출, 그러니까 단테의 몇 해 동안의 생일날을 순차적으로 붙여 놓으면서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가는 ‘시간’을 표현하면서, 이를 통해 인생에 관한 깨달음을 주고 있습니다.  

    별다른 연출 없이 효과적인 드라마 
    대화의 위트가 돋보이는 영화


    단테의 시간만 빠르게 흘러가고, 단테만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들. 

     

    https://www.youtube.com/watch?v=-nLNbQEYqeQ

     

    영화는 이러한 단테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 자신은 항상 시간이 없는 사람인지 즉 자신의 시간과 사람을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인지, 또는 시간이 충분한 사람인지 즉 진정으로 나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인지를 돌이켜보게 합니다. 

    단테의 한 해 한 해가 지나면서, 아이가 태어나고 친구가 아프거나 가족이 죽고 사랑하는 사람은 갈수록 멀어지는 여러 가지 일들이 생겨납니다. 그렇게 단테는 한 해에 하루씩 단편적으로 살아보면서, 또는 한 해에 하루만 유일하게 기억하면서, 시간을 ‘충분하게’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제야 장기간 휴가를 써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의 인생을 돌려놓습니다. 

    한편 이 영화는 인물들의 대화에 위트가 있습니다. 감정적이거나 감상적이지 않고, 가볍게 뱉는 대사들에 유머와 의미가 모두 있어 그 대화들을 통해 웃음이 나오게 합니다. 

    인생의 기억이 삭제될 정도로 ‘시간 없이’ 바쁘게 살거나 또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충분하게’ 사용하며 사는 것은 자기자신에게 달렸다고 말하는 영화, ‘시간은 충분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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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