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했다. 영화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

촘촘한 이야기와 인물, 깔끔한 장면들

인물, 사건 등 여러 갈래가 하나를 이루는 구성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2023)_케네스 브래너

 

 

 

영화는 1947년 물의 도시 베니스를 배경으로, 탐정 에르큘 포와로(케네스 브래너)를 주연으로 추리극을 펼쳐냅니다. 베니스의 유유자적 풍경이 편안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일을 중단하고 은거하는 포와로를 비춥니다. 

 

에르큘 포와로(케네스 브래너),올리버(티나 페이)

 

 

그러던 중 포와로에게 추리소설 작가 올리버(티나 페이)가 찾아오고, 이들은 어느 저택, 유령을 부르는 의식이 열리는 곳에 가게 됩니다. 

 

 

 

그런데 거기에는 미스터리한 사연이 얽혀 있었습니다. 저택의 주인 로웨나(켈리 라일리)의 딸 알리시아의 죽음과 관련된 것입니다. 이에 로웨나는 심령술사 레이놀즈(양자경)를 불러 의식을 진행하게 되었고, 거기에 몇몇 로웨나와 알리시아의 지인들이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가운데 레이놀즈(양자경) 오른쪽 포와로

 

 

영화는 미스터리한 사건에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섞여 있습니다. 핼러윈데이의 밤, 크고 어두운 저택 안, 물로 일렁이는 저택 밖 풍경,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기는 인물들, 또 그들에게 벌어지는 일들이, 그러한 분위기를 한껏 조성합니다. 

 

 

 

특히 영화는 전설과 미신 그리고 실제를 넘나듭니다. 포와로는 미신을 믿지 않지만, 레이놀즈가 현장에서 죽게 되고 자신 역시 죽을 뻔하고서는, 저택 문을 막고 그 안의 인물들을 모은 후 사건의 전말을 밝혀내고자 합니다. 

 

 

포와로 추리의 시작은, 현재 시점의 그 공간 안에서 벌어진 레이놀즈 살인사건에서 시작되지만, 이는 현재 시점의 연이은 살인사건과 과거에 죽은 알리시아 사건까지 하나로 묶여 있는 것으로 해결됩니다. 

 

 

 

각자 사연과 이유가 있는 인물들

촘촘한 이야기와 장면, 미술적인 연출

 

영화는 초반 베니스의 평화로운 풍경부터 핼러윈데이 분위기와 가면, 그림자극 등을 활용해 다양한 모습을 담은 이후, 저택 안팎의 풍경은 물론 소품들까지도 미스터리하면서도 색감 좋게 정돈해 담은 모습입니다. 단순히 담았다기보다 철저히 구도와 템포가 계산되어 있는 장면들이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습니다. 

 

 

 

영화에는 인물들이 일단 많이 나옵니다. 저택에 모인 인물들만 포와로 제외 열 명으로, 모두가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있어 그들의 이야기를 유심히 들어야 합니다. 장면도 중요하지만, 대사로 전해지는 이야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영화를 볼 때 대사에 특히 집중해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장면들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인물이 이야기하는 장면의 구도도 그렇고, 추리 장르이기 때문에 장면 하나하나가 단서가 되어 있습니다. 그 단서는 유령에 관한 것일 수도, 그에 관계 없이 실제에 관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여러 요소가 하나의 이야기로 묶여 있어, 이야기가 단조롭지 않습니다. 

 

 

이미 죽은 알리시아의 사건 관련 과거는 흑백으로 처리되어 구별을 하고, 그 사건을 기반으로 현재 그 공간 안에서의 사건과 인물들이 유령 미스터리와 한데 섞여서 펼쳐지는 것입니다. 이야기 안에 현실과 환상, 유령의 초현실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데, 이 중 무엇 하나로 증명하기보다는 현실과 초현실을 모두 활용하고 남겨 놓은 모습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g1KtJqbCz8

 

모든 사건이 저택에 모여 있던 인물들에게서 비롯되고 해결됩니다. 또한 영화의 마지막까지도 인물과 사건을 연결시켜 내용을 풍성하고 끈질기게 만들어낸 영화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