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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이랑 기계랑 개랑. 영화 '핀치'
    영화 후기 2023. 10. 2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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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동물, 기계가 단일의 관계로 묶이다
    망가진 지구, 단 한 명의 인물 조명

    핀치(2021)_미구엘 사포크닉

     


    영화에 나오는 사람은 오직 핀치뿐입니다. 햇빛에 노출되면 피부가 바로 탈 정도로 자외선 수치가 높은, 폐허가 된 지구. 영화는 그곳에서 살아가는 핀치를 비춥니다. 

    핀치 역에 배우 톰 행크스입니다. 

     

    핀치는 기계 전문가로, 본인이 만든 기계와 개 한 마리와 같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계는 소통이 가능하도록 핀치가 만들어낸 것으로, 영화 안에서 핀치 못지 않게 큰 역할을 해줍니다. 

    이때 핀치는 거의 죽음을 앞두고 있는 시기로 그려집니다. 영화는 이를 통해 살아있는 생명이 죽게 되는 것, 생명이 없는 기계가 삶을 알아가는 것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신선한 휴머니즘 드라마
    단조로운 구성의 장단점

    사람 한 명, 개 한 마리, 기계 하나가 거의 동일한 비중으로 중요하게 다뤄지고 또 그들 간의 소통이 주요 내용이 되어주는 영화입니다. 이에 영화는 인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다수의 휴머니즘 드라마의 범위를 확장시킨 것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7hXnI3vRHc


    먼저 기계는 핀치의 손에서 탄생해 핀치에게서 걸음마를 배우고 운전을 배웁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기계는 핀치와 신뢰의 의미에 대해서도 서로 논하는 등 고도의 소통을 하게 되고, 결말에 이르러서는 핀치를 대신하고 더 나아가 사람을 대신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영화는 기계가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담으면서 관객 또한 자연스럽게 기계를 휴머니즘의 범주 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점점 기계를 사람과 거의 동등한 존재로 인식하고 감정적으로도 깊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이는 배우가 기계와 개를 대하는 태도를 통해서도 드러납니다. 특히 기계에 대해서, 핀치가 본인의 손으로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에 본인이 상위의 지위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도 지극히 인간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통해 휴머니즘의 성격을 명확히 담았습니다. 

    한편 사람과 개, 사람과 기계, 기계와 개의 관계를 따로 생각해보게 하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생명이 있지만 보호가 필요한 말 못하는 동물, 생명은 없지만 자생 가능한 말하는 기계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인 것입니다. 

    다만 이렇게 구성이 단조롭기 때문에 여기에서 오는 단조로운 분위기는 피할 수 없습니다. 들리는 대사들 역시 핀치의 목소리이거나 기계적 목소리이기 때문에 내내 표면적으로 비슷한 분위기가 날 수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존재 하나하나에 대한 의미, 비관적 설정 속에서의 삶과 소통에 관해 세밀하게 그려 울림을 주는 영화 ‘핀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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