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덕진 인연, 아버지. 영화 '레이먼드 & 레이'

인물들의 여정이 저는 좀 불쌍했습니다.

그렇게나 힘든 어린 시절을 겪고도

이해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기어코 이해하는.

형제와, 아버지 이야기.

영화 분위기가 독특해요.

화나고 편하고 슬프고 웃기고...

 

레이먼드 & 레이

이완 맥그리거 & 에단 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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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준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며

두 형제와 아버지 사이의 끈적한 고리 표현

 

레이먼드 & 레이(2022)_로드리고 가르시아

 

 

배우 이완 맥그리거와 에단 호크가 형제로 합을 맞춘 드라마 영화입니다. 동생 레이먼드(이완 맥그리거), 형 레이(에단 호크)입니다. 

 

수년간 연락도 하지 않고 지낸 두 사람. 어느 날 레이먼드가 레이를 찾아와 말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장례식에 가야겠다면서, 같이 가자고 말합니다. 그런데 두 사람이 공유하는 아버지의 기억은 끔찍합니다. 맞았고, 싸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아버지는 레이먼드의 사랑을 파렴치하게 빼앗았고, 레이의 재능을 앗아갔던 것입니다. 

 

레이먼드(이완 맥그리거), 레이(에단 호크)

 

그럼에도 형제는 장례식을 찾아갑니다. 아버지의 유언이기도 해, 이들의 대화만으로도 알 수 있는, 사람으로써 정말 별로인 아버지나마 그 흔적을 찾아, 그 흔적에 있는 자신의 흔적을 찾아, 갑니다. 영화는 이들의 여정을 보여주는 가운데, 우습지만 웃지 못할 희한한 사연과 장면들을 만들어냅니다.

 

레이먼드와 레이의 아버지에 대한 감정적 골이 얼마나 깊은지는, 영화 초반부터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형제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모습을 통해 드러납니다. 레이는 불쑥불쑥 그 감정을 드러내기라도 하는데, 레이먼드는 크게 내색하지 않습니다. 아버지로 인해 충격적인 사건을 겪고도 마치 없었던 일처럼 하고 싶은 양 담담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역시나 감정은 터지게 되고, 영화는 그 장면을 결정적이고 인상적으로 만들면서, 영화의 독특한 분위기를 더욱 독특하게 만들어냈습니다. 이 두 형제를 비롯해, 아버지와 관계 있는 가족과 지인들이 장례식을 함께 치르는 상황에서, 슬픔과 분노와 즐거움과 여타 감정들이 뜻하지 않게 누그러지는 모습입니다. 

 

 

아버지: 내 무덤을 늬들이 직접 파거라

 

 

아버지 장례식, 그 독특한 감정과 감성

다소 가학적이고 ‘극’적인 인물과 내용들

 

죽은 아버지에 대한 설정과 그에 대한 이해의 과정은 다소 복잡하고 애매합니다. 어떤 사건을 보면 파렴치한으로 치부해도 이상하지 않은 인물인데, 어쨌든 그 아버지에게도 인생의 ‘한때’와 ‘과정’이 있을 것이기에, 영화는 두 형제가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고, 복합적인 자신들의 감정들을 해소하게 되는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아버지 지인 목사님과 레이

 

레이먼드와 레이는 아버지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고, 현재에도 힘든 감정을 여전히 안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런 아버지가 죽었다는 것만으로 이들에게 감정적 해소가 되지는 않는다는 걸 영화는 뻔히 알면서도, 계속해서 레이먼드와 레이에게 아버지와 관련된 새로운 고리를 자꾸만 만들어줍니다. 

 

아버지의 아내 중 한 명과 간호사 지인

 

아버지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게 하는 대신에, 좀더 아버지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좀더 깊이 연동되도록 파고듦으로써, 이들이 아버지를 안고 살아갈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이에 이 영화가 두 인물들에게 다소 가학적이라고 보이는데, 그 덕분에 드라마가 독특해진 듯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들을 통해서 두 형제 모두 어느 정도 치유가 되었다는 것이, 영화가 드라마를 그렇게 풀어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코미디가 자연스럽게 섞여든다는 것도 이 영화의 묘미입니다. 웃기 힘든 상황의 연속이지만 인물들을 통해 계속해서 위트를 만들고, 두 형제 이외에 재미있는 인물, 재미있는 설정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내면서 영화 고유의 분위기를 완성해낸 영화 ‘레이먼드 & 레이’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fzW5DpoApg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