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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영화, 어떠셨나요. 영화 '더 웨일'
    영화 후기 2023. 8. 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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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좀 힘들었습니다.ㅎㅎ

    아무리 연기와 연출이 좋다고 한들

    인물 자체가 너무 답답하게 설정되어 있었어요.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었어요. 

    이해가 아주 많이 되었어요. 

    하지만 

    그러나

    그래도

    저런 인물상은 좀 많이 힘듭니다.ㅎㅎ

    저렇게 살면 안 돼요. 

    저는 절대로 저렇게 안 살 거예요.

    건강하게

    자신을 사랑하며 살 거예요.

    이 영화 주인공처럼 사는 건

    나도 남도 제아무리 가까운 사람도 

    누구도 위하는 것이 아니에요. 

    나와 다른 사람의 마음만 후벼 파는 짓이죠, 몸도요.

    사랑이라고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물론 이 인물도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겠지요...

    그게 함정이겠지요...



    내면 깊은 곳을 끄집어내는 상황, 연기
    공감이 되거나, 안 되거나

    더 웨일(2022)_대런 아로노프스키

     


    영화 ‘더 웨일’은 한 남자가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망가트리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남자의 이름은 찰리(브렌든 프레이저). 찰리는 아주 거대한 몸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때문에 아프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큰 조치를 취하지도 않습니다. 찾아오는 친구 리즈(홍 차우)에게 기댈 뿐입니다. 

     

    찰리(브렌든 프레이저)

     

    리즈 역시 찰리를 충분히 돕고 있는 듯하지만 또 그렇지도 않습니다. 찰리의 신체와 정신의 상태를 알고도 음식을 건네는 걸 보면, 리즈는 찰리와 단단히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있고, 그걸 끊어내는 게 거의 불가능한 상황임을 알 수 있습니다. 

     

    리즈(홍 차우)

     

    찰리는 집에서 온라인으로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싫어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채, ‘모비 딕’ 에세이 한 편에 자신의 생명을 기댄 듯, 그렇게 숨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감정 조절에 실패하면 바로 음식을 몸속에 마구 집어넣는, 찰리입니다. 

    그런 찰리에게 남은 시간은 일주일입니다. 영화는 그 일주일을 차례대로 담으면서 찰리에 대해 보여줍니다. 찰리의 사연, 감정, 그 감정이 가져오는 행동들, 찰리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모두 찰리의 집 안에서, 그 한공간에서 어둡게 펼쳐집니다. 

    자신을 방치하는 데서 오는 ‘고구마’
    그러한 캐릭터를 구축하고 연출한 힘


    이 영화는 사실 여러모로 보기 편한 영화는 아닙니다. 화면을 채우는 거구의 몸이 눈길을 끈다 하더라도 그게 시각적으로 결코 편하지 않고, 아무리 죽을 만큼 힘든 사연이 있어도 자신의 몸을 건사하지 ‘않고’ 있는 인물을 보는 건 감정적으로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인물에 깊이 빠져들고 이해하게 되는 것이 이 영화의 묘미인데, 연기든 연출이든 영화가 아무리 잘 만들어져 있다고 한들 애초에 캐릭터 자체가 깊은 자기혐오와 좌절에 빠져 있기 때문에, 깊이 공감을 하거나 재미를 느끼기는 좀 힘듭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다를 테지만 말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NEVb4-0rwQ 

     

     

    그 인물이기에 그렇게 행동하는, 그러한 개연성과 연기력으로 영화는 이야기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데, 이때 찰리의 딸 엘리(세이디 싱크)가 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큰 역할을 합니다. 

     


    찰리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며 가족을 오래 전에 떠났었고, 엘리는 그 영향으로 찰리에게든 아니든 매사 비뚤어져 있는데, 그런 둘이 만나면서 찰리의 경우 ‘생’의 의지를 엘리를 통해 마지막으로 타 올리고, 엘리는 찰리를 이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엘리의 에세이를 매개로 그들은 깊은 교감을 하게 되고, 그렇게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타인에게 드러내기 힘든 모습 그대로를 심도 있게 다룬 영화입니다. 인물의 상황이나 사연보다도, 인물의 캐릭터 자체에 주목해서 보면 좋을 듯합니다. 스스로를 방치하고 끝내 자멸하는, 그렇게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어떤 캐릭터의 감정과 심리 프로세스를 이해할 수 있는 영화 ‘더 웨일’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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