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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이 듣고 싶은 오늘. 드보르작 '신세계로부터'
    음악 이야기 2023. 8. 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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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음악이 스리슬쩍 당기는 걸 보니

    곧 가을인가요~

    (아, 태풍 탓일 수도...

    피해 없이 지나가기를 기도하며...)

     

    올 여름은 케이팝의 매력에 빠졌었는데

    오늘은 드보르작의 음악을 

    거하게 좀 들어보려고 합니다. 

     

    9번 교향곡이죠. '신세계로부터'

    들어볼게요.

    (아래 채널이 광고가 없어, 음악 듣기가 좋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OofzffyDSA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 탐험, 모험은 상상만으로도 짜릿합니다. 그런데 새로운 곳에서의 ‘생활’이라면, 잠시 설레기는 하지만 곧 낯설고 두려운 마음이 찾아옵니다.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그곳 사람들의 정서는 어떨지, 곁에 있는 사람들이 그립지는 않을지, 떠나기로 한 것이 과연 옳은 결정일지 등등.

     


    체코의 작곡가 드보르작은 고국을 떠나 새로운 세계, 미국으로 향했습니다. 미국의 한 음악원에서 좋은 조건을 내걸며 그가 와주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매우 고민이 되었을 터입니다. 드보르작은 체코에서도 크게 인정받으며 음악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전혀 새로운 먼 곳으로 떠나는 것이 그에게도 부담이 되었을 것입니다. 1891년 미국의 제의를 받고는, 1892년, 드보르작은 가족들과 함께 뉴욕으로 갑니다. 그러고는 1893년, 바로 이 곡을 완성해 그해 12월 초연을 성공적으로 올립니다.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Dvorak, Symphony no.9 ‘from the New World’

    제목이 알려주듯이, 드보르작은 미국이라는 신세계를 접하고는 이 곡을 만들었습니다. 새롭고, 신선합니다. 광활하고, 드넓습니다. ‘FROM’ the New World. 마치 미국에서 보낸 편지 같습니다. 

     



    1악장은 천천히, 아다지오로 시작합니다. 장막을 서서히 걷어 올리듯이 서주가 흐릅니다. 불확실한 곳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이 함께 담긴 듯합니다. 두 프레이즈가 지나가면, 갑작스럽게 포르테의 강렬함이 불쑥 튀어나오며 분위기를 바꿉니다. 느리고 잔잔했던 서주는 본격적으로,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험과 같은 음악의 세계로 이끕니다. 

    어느새 음악은 알레그로 몰토의 빠른 박자로 바뀌어 있습니다. 리듬과 멜로디 안에 호기심이 담겨 있습니다. 같은 멜로디가 반복되며 음악을 진행합니다. 각 악기들이 싱그럽게 혹은 웅장하게 멜로디를 계속해서 반복합니다. 악기에 따라서, 표현에 따라서 주멜로디가 다양한 모습으로 흐릅니다. 후반부에 이르러 음악은 장엄하게 고조되고 그렇게 1악장이 끝납니다. 

    미지의 세계에 발을 디딘 후, 장대하게 펼쳐진 세계를 온몸으로 맞아들이는 모습과 그 기분을 떠올려볼 수 있는 1악장입니다. 


    2악장은 라르고의 느린 악장입니다. 관악의 향연으로 문이 서서히 열립니다. 신비로우면서도 애잔한 멜로디가 흐릅니다. 새로운 세계를 만난 벅찬 마음이 조금 가라앉고 나면 고국에 대한 향수가 찾아오게 마련이겠죠. 바로 그러한 감정을 듬뿍 담은 부분입니다. 그리운 향취가 후각과 촉각으로 다가오는 듯, 우리 모든 감각들을 느슨하게 풀어주며 더욱 음악에 푹 빠지게 합니다. 



    3악장은 몰토 비바체의 빠른 악장입니다. 앞선 두 악장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입니다. 매우 활기찹니다. 분주하게 돌아가는 미국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어느 체코인의 눈으로 본 미국 사람들의 모습 말입니다. 호기심이 가득한 눈동자로 흥미 있게 다양한 모습들을 담아낸 듯 활기 넘치는 악장입니다.



    마지막 4악장은 알레그로 콘 푸오코로, 비장하게 시작합니다. 관악이 장엄하게 멜로디를 뿜어내면 현악이 생기 돋는 연주로 음악을 이어갑니다. 매우 강렬하고도 익숙한 도입부입니다. 이후 음악은 계속해서 진취적으로 흘러갑니다. 

    중간에 2악장의 멜로디가 등장하면서 다시금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고국의 향기는 역시 잊기 힘든 것이죠. 그래도 음악은 도입부의 기상을 되찾아갑니다. 특히 끝을 향해 가면서 펼쳐지는 드높은 기상과 드넓은 대륙의 기운은, 더없이 황홀하고 벅찬 심경을 끌어내줍니다. 



    드보르작이 만난 ‘신세계’는 이러했습니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와 설렘, 그리움과 향수, 장엄한 기상과 진취적인 도전정신, 흥미로움과 황홀함이 작품 전반에 걸쳐 있습니다. 그가 만난 신세계는 우리가 마주하는 ‘새로운’ 세계들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 가슴 벅참을 느낄 수 있는 작품,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입니다. 

     

    끝.

    (출처_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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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