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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하지만 결국엔 해피~!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_feat.리스트음악 이야기 2023. 8. 16. 12:30반응형SMALL
1악장을 들으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운명, 이렇게 심각할 거면
나한테 오지 마!'
라고요.
그런데 4악장 끝까지 들어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치!
어차피 결국엔 해피엔딩!'
라고요.
그래서 위로가 되는 음악을 소개합니다.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을 아시는지요.
이 음악을 아느냐고 묻는 게 어색할 정도로 유명한 곡입니다. ‘따따따 따아- 따따따 따아-’ 하고 심각하게 시작하는 1악장 첫 마디는 우리를 긴장하게 만듭니다. ‘운명적’인 무언가가 불쑥 다가오는 것 같아서일까요. 강렬한 첫 마디는 교향곡 전체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멜로디입니다.
베토벤 교향곡 5번이 바로 ‘운명’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습니다. 총 4악장 구성으로 되어 있는 다단조 곡입니다. 연주 시간은 약 삼십 분 정도로, 지휘자에 따라 그 빠르기와 흐름이 조금씩 다릅니다.https://www.youtube.com/watch?v=fuPrcnpIRx8
1악장은 알레그로 콘 브리오입니다. 베토벤은 첫 소절 멜로디를 두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운명은 이렇게 문을 두드린다.’ 꽤나 심각하고 호전적인 노크입니다. 베토벤의 생애를 두고 본다면 그에게 운명이란 이렇듯 어둡고 강하고 급작스럽게 표현될 수밖에 없었겠구나, 싶습니다.
베토벤은 이 곡을 1808년에 완성했습니다. 사 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입니다. 삼십 대 중반 젊은 작곡가의 청력이 점점 나빠지고 있던 때, 강렬한 포르테시모의 팔분음표 ‘따따따 따아-’가 세상에 소개된 것입니다.
2악장은 안단테 콘 모토입니다. 1악장에 비해 밝고 편안하게 시작합니다. 현의 선율이 따스하게 전해집니다.
3악장은 스케르초 알레그로입니다. 활기와 비장함이 느껴집니다. 1악장을 상기시키는 웅장한 ‘따따따-’로 전반부가 지나가면 현의 재잘거림으로 음악이 전환됩니다. 이는 4악장으로 넘어가는 고리가 되어줍니다. 쉼 없이 4악장으로 연결됩니다.
4악장은 알레그로입니다. 상승의 흐름을 타고 환희를 안겨주는 마지막 악장입니다. 1악장의 에너지를 그대로 가지고는 승리의 기쁨을 한껏 노래합니다. 장조로 바뀐 조성에서 오는 즐거움이 큽니다. 위풍당당한 운명의 모습입니다. 거친 바람을 헤치고 만나는 환희이기에 분위기는 더욱 고양됩니다.
우리 모두가 이 곡을 사랑하지만, 특별히 이 곡에 애정을 가진, 우리가 사랑하는 작곡가 한 명이 있습니다. 바로 피아노 천재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입니다.
리스트는 베토벤의 교향곡들을 사랑한 나머지 피아노곡으로 편곡해 내놓았습니다. 교향곡 5번 ‘운명’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리스트는 오케스트라의 웅장하고 다양한 소리를 피아노 한 대에 담아냈습니다.https://www.youtube.com/watch?v=xn1MhSBSzPE
피아노 한 대로 교향곡을 표현하는 것도 놀랍지만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어려운 기교를 소화해내야 하는 연주자들의 역량도 놀랍습니다.
리스트는 베토벤의 제자 체르니에게 피아노를 배운 바 있습니다. 리스트는 스승 체르니에게뿐 아니라 당대의 유명한 음악가들에게 인정을 받습니다. 베토벤도 역시 당시 어린 리스트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보았지요.
리스트는 1811년 헝가리에서 태어났고, 베토벤은 1770년 독일에서 태어났습니다. 사십년 터울의 두 작곡가입니다. 후배 리스트는 선배 베토벤에게 헌정하는 의미로 이 곡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베토벤의 교향곡 5번. 1악장의 심각하게 두드리던 운명의 노크는 4악장 기쁨의 함성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참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이처럼 때때로 무섭고 두려운 일이 갑자기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예의상 노크는 하지만, 문을 열어주기를 조금도 기다리지 않고 박차고 들어와 삶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리는, 아찔한 경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이 음악이 위로가 될 것입니다.
제아무리 운명이라 한들, 우리의 마지막은 기쁨과 환희로 가득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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