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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팽 듣기 좋은 날.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
    음악 이야기 2022. 11. 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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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리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랑말랑하는 요즘

    문득 듣고싶어지는 쇼팽.


    사랑에 빠진 사람은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아집니다. 현재 느껴지는 감정들에 대해서 자기 자신에게든 다른 사람에게든 이야기하고 싶어 합니다. 말이나 글로 이야기하기도 하고, 그림이나 음악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특히 짝사랑을 앓고 있을 때의 표현 욕구는 더 극심해지는 듯합니다. 쇼팽도 그러했습니다. 짝사랑을 하고 있을 당시 완성된 그의 첫 번째 피아노 협주곡을 들어보려고 합니다.  

     

    이 곡은 ‘2’번을 달고 있기는 하지만 쇼팽의 첫 번째 협주곡입니다. 1830년도에 쇼팽의 연주로 초연되었습니다. 당시 쇼팽은 소프라노 성악가였던 콘스탄차 글라드코프스카를 짝사랑하는 중이었죠. 음악을 가만히 듣다보면 사랑의 감정으로 가득 차올라 열기로 들뜬 한 청년의 모습이 상상됩니다. 쇼팽의 첫 피아노 협주곡이기 때문인지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 Chopin - Piano Concerto No.2 F minor Op.21

     

    https://www.youtube.com/watch?v=8AOXfY47L38 

     

    I. Maestoso
    피아노가 제외된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1악장이 시작됩니다. 서주나 반주의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중간에 피아노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오케스트라 음악이 흐르는 도중에 자연스럽게 강한 존재감을 내뿜으며 등장합니다. 그러면서 음악을 장악하기 시작합니다. 자신이 느끼고 있는 사랑의 강렬한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 여념이 없습니다. 사랑에 들뜬 열띤 얼굴로 제3자에게 자신의 심정을 마구 설명해냅니다. 그러면서 답답함도 함께 토로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모르고 있을 상대방과, 혼자 사랑하고 있는 자신에 대한 답답함이랄까요. 단조의 피아노 선율을 따라가며 음악을 듣다보면 어느새 1악장 후반부에 이릅니다.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일단 매듭을 짓습니다. 그리고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일단락됩니다. 

     

    II. Larghetto
    폭풍처럼 이야기를 하던 순간이 지나가고 혼자 있는 시간이 찾아옵니다. 1악장에서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해주던 모습이 떠올랐다면 2악장에서는 혼자 편지를 쓰거나 일기를 쓰며 사랑을 생각하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자신의 깊숙한 내면 속에 자리한 사랑을 들여다봅니다. 조용히 사색을 하며 상상을 해봅니다. 차분하고 꼼꼼하게 사랑하는 마음을 노래해봅니다. 평온한 가운데 괴로운 모습도 묻어납니다. 잔잔해 보이지만 깊은 사랑이 담겨 있는 2악장입니다.

     

    III. Allegro vivace
    피아노가 도입부터 등장해 음악을 끌어갑니다. 앞선 악장들보다는 오케스트라와 주고받는 면이 잘 보입니다. 역시나 사랑의 감정으로 들끓고 있는 3악장이지만, 한결 가볍고 즐거운 느낌이 듭니다. 쇼팽의 조국 폴란드 무곡 마주르카 리듬을 이용했습니다. 어떻게든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고 난 후의 후련함 같은 것이 묻어납니다. 후반부에는 호른 연주 앞뒤로 분위기가 전환됩니다. 곡을 마무리 짓는 듯 하다가 호른의 연주로 분위기가 살짝 전환되면서 정말 마지막으로 달려갑니다. 마지막은 활기찹니다. 기쁜 마음으로 마무리되는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2번입니다. 

     

     

    짝사랑을 하고 있던 쇼팽의 심정을 대입해서 들어보면 더욱 공감이 되는 음악입니다. 당시 짝사랑의 대상이 아닌 델피나 포토츠카 백작부인에게 헌정된 것은 아이러니하지만, 첫 피아노 협주곡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끌기도 하는 음악입니다.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2번 F단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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