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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지은 사람이 바보.. 영화 '바보들의 기적'
    영화 후기 2022. 10. 3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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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다 보고 나서 느낀 건데

    왜 제목에 바보가 들어가는 거지

    영화 안에 바보는 아무도 없었는데.

     

    IMDb 평점 6.7/10점


    한 청년의 드라마틱한 성공 신화
    좌절과 실패와 아픔으로 점철된 과거에 초점

    바보들의 기적(2022)_원 무예

     


    큰 오빠가 어린 동생을 살뜰하게 챙기는 모습으로, 영화는 따뜻하게 시작됩니다. 오빠는 스무 살, 휴대폰 수리 일을 하는 징하오(이양천새)입니다. 동생은 선천적인 심장병을 앓고 있는 상황. 징하오는 동생이 여덟 살이 되기 전에 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물불 안 가리고 일을 합니다. 

     

    징하오(이양천새)

     

    수술비가 비싸다 보니 그 돈을 마련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계속해서 징하오의 일이 잘 안 풀립니다. 영화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징하오가 돈을 마련하는 그 힘겨운 싸움에 집중합니다. 오로지 마지막 성공의 결말을 위해서 실패의 경험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전진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 징하오를 돕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당장 돈을 못 받더라도 직원으로 일을 해주는 사람들, 잘 곳을 제공해주는 사람 등, 기댈 곳 없이 홀로 고군분투하는 와중에 징하오는 그들의 도움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됩니다. 


    그 목표란, 징하오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다소 허황된 패기를 보이면서 대기업 회장과 접촉해서 무리한 일을 성사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 기업에 리퍼 부품을 납품하기 위해, 회장이 내건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징하오는 혈투를 벌이는데, 마침내 그 기업과 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을 끝으로 영화는 해피엔딩의 결말을 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mtA0WBZpug

     

    알고 보니 실화. 힘든 노동자의 싸움과 성공

    동생의 수술비를 마련하겠다는 일념으로 돈을 쫓는 청년, 돈을 벌게 되기까지의 롤러코스터 같은 우여곡절, 그리고 마침내 성공에 이르는 여정이라는 대략의 줄거리만 보면 너무나 전형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이 영화는 그 여정을 풀어내는 과정을 지나치리 만큼 험난하게 또 섬세하게 그림으로써 잔잔한 울림을 줍니다. 

     

    영화를 보며 징하오의 성공을 바라면서도, 그 과정을 지켜보면 너무나 희망이 없어 보이고 극심한 좌절이 계속되기에 침울해지는데, 그 침울함을 밝게 끌어올려 주는 것이 징하오와 함께하는 노동자들입니다. 영화에는 그들의 애환이 담겨 있습니다. 

    다만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중국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은, 영화의 짧은 엔딩 영상이 묘한 기분을 끌어냅니다. 조금은 찜찜한 기분인데, 징하오와 다른 이들의 노동과 역경이 어쩐지 성공이나 국가를 위해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 같은, 그런 느낌입니다.  

     

    어쨌든 이 영화는 실화였습니다. 너무나 드라마틱하기에 실화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이지만, 마지막 계약 성사 장면에 이르면 그 울림이 한꺼번에 다가오게 됩니다. 

    한편 징하오 연기의 섬세함이 잘 보입니다. 외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내적으로 그 감정을 머금고 표현하는 모습들이 인물의 깊은 감정적 파도를 느끼게 합니다. 

    무엇보다, 인물의 실패와 역경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 힘든 시기를 집요하게 조명하는 영화 ‘바보들의 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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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